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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재무학회칼럼] 개인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한미재무학회칼럼] 개인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올해 1·4분기 이후에 70조원 이상의 개인자금이 한국 증권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도 개인의 주식투자가 증가했다. 미국도 야후 파이낸스-해리스가 개인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9월 첫 주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33% 투자자들이 주식을 더 거래했다.

근로소득으로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아파트를 사고, 편안한 노후대책을 마련하기 힘든 현실에서 젊은 투자자들이 지난 5~6개월의 상승장을 인생일대의 역전 기회로 보고 고변동성 종목이나 파생상품 기반 종목 등 고위험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열에 아홉은 실패할 게 뻔한 투자행태를 두고만 볼 수는 없다.

동학개미나 로빈후드의 투자 편향에는 크게 두 가지 행동심리학적 이유가 있다. 첫째, 록다운(봉쇄)과 재택근무가 많아진 상황에서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관한 많은 정보에 노출됐다. 상승장에서 투자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시장 전체 상승에 기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자신의 사적 정보가 정확했거나 본인의 주식선택 능력이 좋기 때문이라고 과신하게 된다. 둘째, 참조그룹에 비해 손실을 보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세를 따라 투자하는 군집행위 (Herding) 때문이다.

안정적 투자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금융지식을 쌓는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작년 초에 발표한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은 인플레이션과 구매력, 복리계산 및 분산투자 개념에 관한 금융지식 점수가 낮다. 투자자는 종목 정보에 귀를 기울일 시간에 금융공부를 먼저 해야 한다.

둘째, 투자목적을 설정한다. 위 조사에 따르면 장기 재무목표 설정 점수도 낮다. 성인의 60% 이상이 등록금 납부, 자동차 구입, 채무 해결과 같은 재무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31%의 성인이 노후·은퇴 재무계획에 대해 '자신 없다'고 대답했다. 투자자는 투자이유를 결정해야 하고 목적에 따라서 투자방향, 위험도 및 기간을 정해야 한다.

셋째, 기대를 낮춘다.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에서 공동실시한 '2016년 개인의 금융투자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 금융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은 실현수익률보다 6~7%포인트 높았다. 과거 수십년의 미국 주식시장 연 수익률은 평균 10%에 표준편차 18%가량이다. 연평균 12% 수익이면 훌륭한 투자자이고 연 50%, 100%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과욕이다. 특히 신용투자나 파생상품관련 투자는 손실위험을 가파르게 증가시킨다. 투자목적에 맞는 현실적 수익률을 기대해야 한다.

넷째,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의 20%만 투자자문 또는 자산관리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전문가는 행동심리적 투자 편향에 영향받지 않고 투자목적에 따른 방향 및 대상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복리·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힘을 믿어야 한다.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10~20개 종목에만 분산투자해도 전체 변동성의 절반 이상을 제거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발달한 현재는 적은 자금으로도 훌륭한 분산효과를 이룰 수 있다. 시간은 정기적으로 실적보고를 안 해도 되는 장기보유 개인투자자의 편이다.
30세 투자자가 100만원을 매우 안전하게 연 3% 실질수익률로 매월 투자하면 60세에 6억원의 은퇴자금이 모아진다. 이 자금은 100세까지 40년 동안 현재가치 208만원의 실질소득을 매월 공급한다. 건투를 빈다.

백형기 美 노바사우스이스턴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