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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타이밍에 만난 두산 - KT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오늘부터 수원 구장서 2연전
'곰 사냥꾼' 소형준 18일 등판 유력
'물오른 곰' 오재일 방망이도 관심

절묘한 타이밍에 만난 두산 - KT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절묘한 타이밍에 만난 두산 - KT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두산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어느 구장을 가나 두산의 깃발 아래엔 챔피언의 상징이 펄럭거린다. 그러나 두산의 현재 처지는 녹록치 않다. 위의 두 팀(NC, 키움)은 자꾸 달아나려 하고, 아래 세 팀(LG, KT, KIA)은 바짝 추격 중이다. 7위 롯데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KT는 어느덧 창단 여섯번째(1부 리그 참가 기준) 시즌을 맞고 있다. 그동안 한 번도 가을 야구를 맛보지 못했다. 2013년 첫 시즌을 치른 NC는 이듬해 당당히 '가을의 전설'을 찍었다. 올해 KT는 투타의 밸런스가 잘 맞고 있다. 선두 NC까지도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이 두 팀이 숙명처럼 만난다. 두산과 KT는 17일과 18일 수원에서 연전을 갖는다. 1승1패를 나눠가지면 별 문제 없으나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나머지 한쪽은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된다. 두 팀은 올 시즌 10번을 만나 5승5패로 호각세다. 지난 8일과 9일 잠실 경기서도 1승1패씩을 나눠가졌다.

두 팀은 공수의 안정감을 지녔다. 양팀 간의 대결로 좁히면 KT의 방패, 두산의 창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KT가 방패인 이유는 신인 소형준(19) 때문이다. 두산만 만나면 펄펄 난다.

생애 첫 경기도, 첫승을 따낸 경기도 두산전이다. 5월 8일 두산과의 프로 데뷔전서 5이닝 2실점으로 보기 좋게 첫승을 기록했다. 6월 3일 두번째로 만난 경기는 자신의 역대 베스트였다. 7이닝을 던져 2안타 무실점.

세번째 역시 두산은 신인 투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8월 16일 5이닝 1실점. 소형준이 고졸 신인 최초로 8월 월간 MVP에 선정되는데 두산이 톡톡히 한 몫을 했다. 두산전 17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1.59. 곰을 부리는 어린 마법사의 수완이 여간 아니다.

소형준은 12일 한화전에 나서 시즌 10승을 거두었다. 5일 휴식을 감안하면 18일 두산전 등판이 유력하다. 두산과의 경기의 비중을 감안할 때 이강철 감독이 '곰 사냥꾼' 소형준을 아낄 이유는 전혀 없다. KT에 방패만 있는 건 아니다. 로하스, 강백호 두 쌍포와 황재균, 조용호, 배정대 등 강타자들이 곰의 급소를 노리고 있다. 로하스는 지난 9일 두산전서 연장 11회초 결승 투런포를 날렸다. 전날 패배로 공동 4위에서 5위로 밀려난 KT는 이 한 방에 힘입어 다시 제 위치를 회복했다.

두산은 8일 경기서 KT에 완승을 거두었다. 8-0이라는 스코어보다 탄탄한 수비에 의한 승리여서 더욱 빛났다. 2회초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KT 심우준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로 막아냈다. 5회초 역시 2사 만루서는 우익수 박건우가 유한준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냈다.

두산에는 타격 1위 페르난데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할 타자는 오재일(34)이다. 9월 타율(0.364)도 좋다. 8일 KT전서는 2루타로 타점 2개를 올렸다. 허경민, 박건우, 김재환 등 지난해 우승 주역들도 건재하다.

2020 프로야구는 종반전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5위 이내의 팀들은 언제든 1위를 넘볼 수 있다. 6위 KIA도 바로 턱 밑이다.
어느 경기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다. 하물며 맞대결은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두산과 KT 수원 경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