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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의 좋은 자극제"… '같은 듯 다른' 한동희·노시환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경남중·고교 1년 선후배 '라이벌'
롯데·한화 '미래 주포'로 급부상
노시환 파워·한동희 정확도 우세

"넌, 나의 좋은 자극제"… '같은 듯 다른' 한동희·노시환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넌, 나의 좋은 자극제"… '같은 듯 다른' 한동희·노시환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롯데 한동희. 뉴시스
"넌, 나의 좋은 자극제"… '같은 듯 다른' 한동희·노시환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화 노시환. 뉴스1
한동희(21·롯데)와 노시환(20·한화)은 경남중·고를 졸업했다. 한동희가 1년 선배다. 이 둘은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다. 2018년 한동희가 졸업하면서 3루 포지션을 노시환에게 물려주었다.

노시환의 1, 2학년 때 포지션은 1루. 한동희도 그랬다. 한동희는 3학년 때 4번 자리를 줄곧 지켰다. 노시환도 그랬다. 2017년 3월 부산 구덕야구장서 열린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경남고 중심타선은 3번 1루수 노시환, 4번 3루수 한동희로 짜여졌다. 일 년 내내 그랬다.

이 둘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선배 한동희가 펄펄 날면 노시환의 눈빛이 달라진다. 후배 노시환이 적시타를 터트리면 한동희는 홈런을 때렸다. 이들을 길러낸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일 년 차이지만 분명 경쟁의식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동희가 6일 KT전서 2회 시즌 13호 홈런을 터트렸다. 4일 롯데와의 경기서 노시환이 10호 홈런을 때린 후 그라운드를 도는 모습을 지켜 본지 48시간 만이다. 뿐만 아니다. 노시환이 1일 두산전서 9호 홈런을 날리자 다음날 한동희는 한화전서 12호를 쏘아 올렸다.

노시환은 올 시즌 1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롯데전서 4개를 때려냈다. 한동희의 13개 아치 중 5개는 한화 투수로부터 얻어냈다. 야구장서 서로 상대의 활약 모습만 지켜보아도 자극이 된다.

올해 먼저 손맛을 본 쪽은 한동희다. 5월 17일 한화전서 1호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자 4일 후 노시환이 KT를 상대로 마수걸이 홈런을 날렸다. 6월 말까지 노시환이 4개로 앞서 가자 한동희는 7월 7개의 홈런을 양산해냈다.

2020년 7월 한달은 한동희가 롯데 미래의 주포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간이다. 9일 한화전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한동희가 펑펑 홈런을 터트리자 이번엔 노시환이 달라졌다. 노시환은 5월 타율 0.209, 6월 0.169, 7월 0(3경기 출전)의 부진을 보였다.

8월에는 0.288로 확 바뀌었다. 8월 1일 6번 타자로 시작한 노시환은 한달 후 5번으로 올라왔다. 9월 16일 LG전서는 3번 타자로 출전해 홈런을 터트렸다. 3번 타자는 노시환의 고2때 타순이다. 노시환은 단숨에 한화의 미래로 떠올랐다.

한동희와 노시환은 같은 듯 보이지만 조금 다르다. 한동희 쪽이 좀 더 부드럽고, 파워는 노시환이 앞선다. 공격과 수비 공히 그렇다. 한동희가 어려운 타구를 더 잘 건져내지만 노시환의 어깨가 좀 더 강하다. 타격에서 한방 능력은 노시환이 뛰어나다. 정확도 면에선 한동희의 우세다.
그 차이는 미세하지만. 둘 다 수비와 공격 능력을 두루 갖춘 3루수다.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은 사뭇 다르다. 롯데는 여전히 가을 야구 경쟁을 벌이고 있고, 한화는 일찌감치 리빌딩에 들어갔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