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시세대비 전세금 비싸
장경태 의원 "제도개선 필요"
LH "임대조건 등 개선 추진"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주택을 임대로 공급하는 ‘집주인 임대주택’의 미임대율이 63%에 달해 사실상 제도의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 임대주택’은 주택도시기금 지원과 세금감면 등 공공지원을 바탕으로 민간이 소유한 주택을 LH에 임대위탁 하고, LH는 대학생, 독거노인 등에게 저렴하게 공급.운영하는 임대주택이다.
하지만 임대료 수준이 인근 시세보다 오히려 높아 제도 개선 없이는 수요자들이 ‘집주인 임대’를 선택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8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동대문구을)이 LH로부터 제출받은은 ‘집주인 임대주택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의 집주인 임대주택 미임대율은 63%로 나타났다. 경기는 71%로 사실상 10가구 중 7가구는 비어있는 상태다, 충북은 90%, 충남은 100%로 매우 높은 미임대율을 나타냈다.
서울은 미임대율이 20%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집주인 임대주택의 목적을 생각하면 이 또한 낮은 수치는 아니다.
장경태 의원은 “집주인 임대주택이 이렇게 높은 미임대율을 보이는 것은 시세보다 높은 임대가격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지역별 가격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LH의 집주인 임대주택 전세금 환산 가격과 한국감정원 자료로 산출한 같은 지역의 동일 면적 전세금 가격을 비교하였더니 전국 모든 지역에서 집주인 임대주택의 전세금이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서울의 집주인 임대주택 전세금 환산 가격은 1억6497만원이었는데, 동일 면적의 서울 평균 전세금 가격은 1억2316만원으로 집주인 임대주택이 34%나 높았다”고 말했다.
해당 기준으로 비교해봤을 때 경기는 52%, 인천은 50%가 더 비쌌다. 미임대율이 가장 높은 충남은 무려 253%, 그리고 전남은 349%나 집주인 임대주택 전세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집주인 임대주택은 대학생, 독거노인 등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훨씬 더 낮은 임대료로 공급되어야 하는데, 평균 가격대보다도 훨씬 높은 임대료로 공급되고 있어 임대료 책정 등 집주인 임대주택 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LH는 "임대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공실을 줄일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해) 임대조건 조정 등 제도 개선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해당 주택의 입지나 노후화 여부 등이 반영이 안된 상태에서 단순히 전세보증금만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며 "민감임대 시장이 경기변동과 관련해 전세금 수준이 민감하게 반영되는 것과 달리 집주인 임대주택이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 향후 제도개선을 통해 실효성을 발휘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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