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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연휴 맞은 김포공항은 이미 포스트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무색
제주관광객 사흘간 11만여명

[현장르포] 연휴 맞은 김포공항은 이미 포스트코로나
한글날 연휴 마지막날인 11일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 수속구역에서 사람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권 기자
[현장르포] 연휴 맞은 김포공항은 이미 포스트코로나
한글날 연휴 첫 날인 지난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추석 연휴에 이어 한글날 연휴까지 황금연휴가 이어진 김포공항에는 이미 포스트코로나가 시작되고 있었다.

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은 1일평균 코로나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줄어든 상황에서 예방을 위해 최대한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지침을 지키면서 여행한다면 평소에 식당, 커피숍을 이용하는 일상과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무색해진 가운데 한국날 연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4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선 입·출국장 인산인해
11일 김포공항 국내선 창구는 한글날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캐리어를 손에 들고 있는 남녀 커플이 주를 이룬 가운데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 손을 잡고 걸어가는 가족, 더 늦기전에 제주도 한라산으로 가을 여행을 떠나는 등산 동호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김포공항의 탑승수속 공간을 채웠다.

직장인 이모씨는 전날 서울 시내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날 제주도로 떠나기 위해 일찍 김포공항을 찾았다. 그는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제주도에 도착하기 위해 빠른 비행기편을 택했다"면서 "지난해 결혼을 처음 준비했을 때에는 하와이, 몰디브 등 해외여행도 꿈꿨지만 올해 코로나가 계속되고 보니 제주도도 감지덕지다. 오랫만에 비행기를 탈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해도 아직 걱정이 될 법도 한데, 대체로는 조심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코로나가 언제 완전히 사라질지 알 수도 없는데 무작정 여행을 못가게 막는 것보다는 개개인의 방역지침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작정 막는건 능사 아니다"
역시 제주도로 출발한다는 한 시민은 "언제까지 '안된다, 하지말라'고만 할건지 모르겠다"면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미 오랫동안 정부지침을 착실하게 따르고 있고 개개인 스스로가 방역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할텐데 여행가는게 무슨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한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길고 짧은 여행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은 아쉬움, 즐거움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추석에 가보지 못한 부모님 산소도 들릴 겸 연차를 내고 부산에 다녀왔다는 김모씨(40)는 "아버지 산소도 들르고 남은 연휴 기간은 어머니를 모시고 아이들과 주변 관광을 다녀왔다"면서 "오랜만의 여행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미안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40)도 추석때 고향가는 걸 포기하고 이번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다가 이날 돌아왔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는 코로나가 없었던 예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코로나 걱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최대한 조심하면서 다니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추석연휴때 제주도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확진자가 안나왔다고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제주 시내를 다닐때 마스크 쓰지 않은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10일 사흘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수는 11만126명으로 집계됐다.
11일까지 포함하면 총 14만여명이 한글날 연휴기간 제주도를 찾은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공항과 항만을 통해 들어올 때 체온이 37.5도를 넘을 경우 의무적으로 진단 검사를 받고 격리 조치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