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2030년 글로벌 탄소시장 규모 1000조… 꿈의 신소재 산업” [인터뷰]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
소재마다 활용도 높은 탄소
기술 발전으로 가격 경쟁력
항공산업 등 수요 많은 탄소섬유
글로벌 시장 매년 11~12% 확대
국내 성장률은 3~4%에 그쳐
정부, 제조기업 육성 나설 때

“2030년 글로벌 탄소시장 규모 1000조… 꿈의 신소재 산업” [인터뷰]
"탄소산업은 우주항공과 태양전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산업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355조원에서 오는 2030년에는 1000조원을 넘어설 꿈의 신소재산업이다."

14일 방윤혁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사진)이 밝힌 탄소산업의 비전이다. 지난 2018년 취임한 방 원장은 1990년대에 탄소재료로 박사학위를 딴 탄소소재 분야의 선구자다.

탄소산업은 탄소를 소재로 하는 산업이다. 탄소섬유, 인조흑연, 활성탄소, 탄소나노튜브(CNT), 그래핀, 카본블랙 등 6개로 나뉘는 탄소소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어 '미래의 쌀'로 불린다.

글로벌시장규모 10년내 1000조 돌파


탄소소재인 인조흑연은 철광석을 추출하는 흑연봉으로 사용되고, 활성탄소는 공기와 물 정화, 탄소나노튜브와 카본블랙은 각각 디스플레이 부품, 타이어 재료 등으로 쓰인다.

방 원장은 "소재마다 등급별로 20~30가지로 분류돼 활용도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6대 핵심 탄소소재 중 가장 시장성이 높은 것은 탄소섬유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매년 11~12%씩 확대되고 있다.

방 원장은 "여객기 보잉787의 동체 절반이 탄소섬유로 구성돼 있다"며 "철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가볍고 강하기 때문에 금속의 대체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실제 금속 재료와 비교하면 탄소섬유는 최대 4배 이상 가벼우면서, 2~5배 이상의 강도를 갖췄다. 이 때문에 여객기에 탄소소재를 적용시 무게는 가벼워지고 연료값이 적게 들어 한 대 가격에 두 대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하락세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방 원장은 "1kg당 30달러 수준이던 탄소소재 가격이 생산기술이 발전하면서 20달러대로 내려왔다"며 "덕분에 자동차, 건축 등 대중 산업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소재 비용부담이 낮아지면서 미국의 차량 플랫폼 우버는 탄소섬유로 제작한 에어택시를 2030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방 원장은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도 탄소복잡재료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탄소소재의 친환경성도 강조했다. 방 원장은 "탄소소재는 대부분 자연에서 온다. 예컨대 코코넛 열매를 고온에서 태우면 탄소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활성탄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활성탄의 경우 오염가스 등 정화에도 사용돼 탄소산업은 친환경 핵심산업"이라며 "탄소산업의 세계시장규모는 10년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소산업 인프라 확충해야


하지만, 국내 탄소산업은 걸음마 단계로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도 뒤쳐져있다. 내수시장이 작고, 관련 산업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 원장은 "탄소섬유의 경우 글로벌 시장 성장률이 11~12%인데 반해, 국내시장 성장률은 3~4%에 그치고 있다. 소재 단위에서 개발을 해도 국내 수요가 부족하다"며 "전북 전주의 효성 탄소섬유 공장에서 생산되는 연간 4000t 대부분이 수출된다. 구미에 도레이첨단소재 공장까지 합치면 국내생산은 1만t에 이르지만, 내수물량은 2000t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방 원장은 인프라 확대를 위해 탄소섬유 제조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개발(R&D) 사업은 많이 했지만 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국내에서도 탄소소재와 관련한 아이템(부품, 제품)이 나와야 한다. 정부도 탄소 관련 제조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방 원장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가 왜 발전했나. 삼성과 LG, SK 등 대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의 부품을 사줬기 때문"이라며 "대기업들도 탄소소재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높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