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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듬 '히스테리아' 美 번역상 최초 2관왕 수상

김이듬 '히스테리아' 美 번역상 최초 2관왕 수상
김이듬 '히스테리아' 영역본 표지 /사진=한국문학번역원
[파이낸셜뉴스] 김이듬의 시집 '히스테리아'가 미국 문학번역가협회(ALTA)에서 주관하는 '전미번역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 해에 같은 작품이 2개 이상의 상을 수상한 것은 미국 문학번역가협회 문학상 시상 이래 최초다. 수상자 발표와 각 시상식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문학번역가협회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진행됐다.

'히스테리아'는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영어권에서 출간된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작품을 출간한 액션 북스는 미국 노트르담대 산하 시 전문 출판사로 2016년에 출간된 김이듬 시인의 '명랑하라 팜 파탈' 외에도 김혜순 시인의 시집 3종을 출간한 바 있다.

전미번역상은 미국 문학번역가협회에서 매년 시상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문학번역상으로 올해 22년차를 맞이했다. 전년도에 미국에서 출간된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시 부문과 산문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며 번역문학 작품에 수여되는 다른 상과는 달리 원작과 번역본의 등가성까지 평가하는 상으로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문학 작품이 전미번역상을 수상한 것은 올해 '히스테리아'가 처음이다.

전미번역상을 시상하는 미국 문학번역가협회에서 함께 주관하는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은 영어로 번역된 뛰어난 아시아 시 작품의 번역가에게 시상하며, 미국 시인이자 불교문학 번역가로 활동한 루시엔 스트릭의 이름을 따 2010년 제정되었다.

한국문학 작품이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한 것은 최돈미 번역가가 김혜순 시집 '전 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와 김혜순의 '죽음의 자서전'의 번역으로 각각 2012년과 2019년에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세 번째다. 이를 통해 한국문학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이뤘다.

김이듬 '히스테리아' 美 번역상 최초 2관왕 수상
【서울=뉴시스】 김이듬 시인. 뉴시스 DB kafka@newsis.com /사진=뉴시스
한편 미국 문학번역가협회 온라인 컨퍼런스 중 개최된 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단은 '히스테리아'가 "의도적으로 과도하고 비이성적인 시들로 구성된 흥미롭고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하며 "민족주의, 서정주의, 사회적 규범에 저항하면서 한국 여성시학의 계보를 잇는다"고 덧붙였다. 수상 발표 직후 이어진 심사위원과 수상 번역가의 대화에서 제이크 레빈, 서소은, 최혜지 번역가는 작품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작품이 출간된 한국의 사회적 배경, 번역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 번역가는 더 다양한 장르의 한국문학이 번역되어 소개되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남기며 영어권에서의 한국문학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