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사진)이 21일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1주일을 맞는다.
짧은 기간이지만 정 회장은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고, 대규모 연구개발인력 채용에 이어 3조3900억원 규모의 품질비용 반영까지 대내외적으로 잇따라 굵직한 결정을 내렸다. 젊은 최고경영자(CEO) 다운 과감성을 여실히 보였다는 평가다.
정 회장의 취임 1주일은 고객, 인재, 수소라는 3가지 단어로 압축된다.
취임 다음날인 15일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차 넥쏘를 타고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정 회장은 회의후 "우리가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여서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적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기 기술과 수소차 양산 기술을 가진 현대차그룹이 수소경제를 선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자동차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와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확대를 위해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을 설립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끄는 결단은 3조3900억원을 품질비용으로 반영한 것이다. 세타 GDI 리콜 충당금 설정과 선제적인 고객보호 조치를 위한 비용으로 올해 3·4분기 현대·기아차의 실적에 반영된다. 이번 품질비용을 산정하며 현대·기아차는 평생보증 산정기간을 연장하는 등 고객 중심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취임 메시지에서 고객을 가장 먼저 외친 정 회장의 지론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정부의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보조금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정 회장은 부회장 재임시절부터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여 왔는데 이번 결정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면서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통큰 경영전략 기조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세타2 엔진 같은 품질문제는 좀 더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인재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연료전지, 전동화, 자율주행 등 정 회장이 현대차의 미래로 꼽은 분야를 중심으로 수백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키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이지만 인재를 선발해 미래 모빌리티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주 취임 메시지에서도 전기차, 수소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등을 현대차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제시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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