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예술이 어우러진 섬 기점소악도 /사진=한국관광공사
[파이낸셜뉴스] 올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는 작년보다 크게 상승했고, 제주도는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언택트를 위해 극성수기를 피했고, 도시 보다는 산·바다 등 자연을 찾았다. 관광·활동 보다는 휴식을 선택하는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을 엿볼 수 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2016년부터 매년 9월 수행하는 ‘여름휴가 여행 조사’에서 올해 1박 이상 국내 여름휴가(6월~8월)를 다녀왔다고 응답한 1만 6,035명에게 주 여행지는 어디였는지, 그곳은 어떠했는지 물었다. 전반적으로 여행 만족도가 작년 보다 크게 상승하여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장기간 억눌려온 여행 욕구가 해소된 효과다.
■ 승승장구하는 제주·강원, 떠오르는 충북
여름휴가를 보낸 지역에 `얼마나 만족했는지’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를 합산해 `종합 만족도’를 구했다. 16개 시/도의 평균은 695점(1000점 만점)으로 작년(676점) 보다 큰 폭(19점)으로 상승했다.
제주도는 종합만족도 768점으로 조사가 시작된 2016년부터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작년 보다 점유율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만족도까지 큰 폭(29점) 상승해 국내 최고 여행지로서의 위상이 강화되었다. 강원도는 741점으로 작년 보다 34점 상승했고 순위는 2위를 유지했다. 경상북도는 724점으로 부산시와 전라남도를 밀어내고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부산시와 전라남도는 각각 722점, 719점으로 작년보다 한 계단씩 하락했다.
종합 만족도 점수와 순위에서 가장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곳은 충청북도였다. 충청북도는 714점으로 작년 보다 48점 올라 광역단체 중 상승폭이 가장 컸고, 순위도 10위에서 6위로 올랐다(경상남도와 공동6위).
반대로 광역시의 성적은 저조했다. 상위권 부산시와 중위권 서울시는 작년 보다 순위가 하락했고, 대전·인천·울산·대구는 금년에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 욕구가 강해지면서 인구 밀집도가 높고, 실내 문화·위락 시설 이용이 많은 대도시들의 만족도는 작년보다 더 낮아지거나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국내 여름휴가 여행 종합 만족도 /사진=컨슈머인사이트
■ 기초 지자체 Top10, 강원 5개 지역 올라
기초자치 단위 간의 비교가 부적절한 7개 광역시와 제주도를 제외한 8개 도(경기, 강원, 충남-북, 전남-북, 경남-북)의 153개 시군에 대한 비교 평가를 시도했다. 자료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1박 이상 머문 응답자가 60사례 이상인 46개 시군을 중심으로 비교했다.
46개 시군의 `종합 만족도‘는 평균 722점(1000점 만점)이었으며, 작년 평균(691점) 보다 30점 이상 상승했다. 1위는 779점을 받은 전남-완도군이 차지했다. 작년보다 무려 97점이 올라 중하위권(27위)에서 단숨에 1위를 거머쥐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 자동차 극장, 해양치유 프로그램 등 코로나 시대에 걸맞는 해수욕장 운영 노력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2위 강원-평창군 776점, 3위 충북-단양군 770점, 4위 강원-동해시 768점, 5위 전북-무주군 767점 순이었다. 평창·단양·무주는 작년에 5-10위에 랭크되었으나 올해 우수한 성적으로 최상위권에 진입했으며, 강원-동해시는 전년에 비해 눈부신 성장(77점 상승)이 돋보였다. 톱(Top)5 시·군은 국내여행 최강지역인 제주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거나, 더 큰 만족을 주는 여행지로 적극 추천할 만하겠다.
Top10에 포함된 지역들을 살펴보면 강원도 4곳, 전라남도 3곳, 충청북도·경상북도·전라북도 각 1곳으로 강원도의 위상이 두드러졌다. 전남-진도군은 작년에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단번에 상위권(6위)에 이름을 올려 괄목한 성장을 거뒀다.
중상위권(11위~20위)에는 작년에 이어 강원도 해변지역들(고성군-11위, 양양군-15위, 강릉시와 속초시-공동16위)이 다수 분포하고 있었으며, 충북-제천시, 전북-부안군, 강원-홍천군은 작년 중하위권에서 올해 중상위권으로 진입했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는 평균 이상인 기초단체가 하나도 없었다.
코로나 이후 여름휴가 여행에 큰 변화가 있다.
극성수기가 사라졌고, 놀거리·볼거리 보다는 휴식을 추구해 상대적으로 한산한 바다·해변, 산·계곡을 많이 찾았다. 반면, 경기도-인천시, 충청남도-대전시는 수도권과의 인접성과 교통 인프라, 코로나 이후 ’근거리-단기간‘ 선호 트렌드 등 다양한 기회 요인이 있음에도 여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여전히 어름휴가 여행의 볼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언택트‘를 기반으로 철저한 방역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여 지자체 중 만족도 1위를 차지한 전남-완도군의 사례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름휴가의 뉴노멀을 가늠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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