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현장르포] 반도체영웅 마지막 배웅...이건희 평생바친 수원서 영면

관련종목▶

[현장르포] 반도체영웅 마지막 배웅...이건희 평생바친 수원서 영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운구행렬이 28일 경기 화성사업장 16라인을 둘러본 후 수원 선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경민 기자

【화성(경기)·서울=김경민 김서원 김지환 기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인이 있던 28일 오전 11시께 경기 화성사업장과 인근에는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 주민들이 '반도체 영웅'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자발적 참여에도 전체 직원 1만7000여명 중 1만여명이 몰렸다. 관련기사 2·5면
이날 화성사업장 외벽에는 '회장님의 발자취를 기억하겠습니다' 등 고인을 애도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었다. 임직원들은 국화꽃을 한송이씩 들고 이건희 회장을 맞았다. 국화를 흔들거나 눈시울을 붉히는 직원, 인근 주민들도 나와 이 회장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H1 정문에서 만난 이모씨(30)는 "원래부터 존경하던 분이라 나오게 됐다"며 "육아휴직 중에도 마지막 가시는 길을 보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각 건물동에선 이 회장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영상이 계속 흘러나왔다.

화성 사업장은 이 회장이 지난 2010년 기공식과 2011년 마지막으로 웨이퍼 출하식을 직접 챙겼던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이 있는 곳이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0년 화성사업장의 16라인 메모리반도체 기공식에 참석해 직접 삽을 떴다. 생전에 고인은 2004년 반도체 사업 30주년 기념 행사를 포함, 화성캠퍼스에 4차례 방문했다.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이 기흥에서 반도체 씨앗을 심었다면, 이 회장은 화성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 16라인 맞은 편은 V1 라인이 위치해 마치 반도체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듯 했다. 운구행렬은 추모장이 마련된 16라인에 잠시 멈춰 간단한 의식을 치렀다. 임직원들의 묵념에 이어 방진복을 입은 남녀 직원이 16라인 웨이퍼를 들어보여 이 회장에게 깊은 감사와 애도를 표시했다. 반도체 영웅인 고인께 후배들이 헌사하는 마지막 예우였다.

이후 운구행렬은 장지인 수원 이목동 선영으로 발길을 옮겼다.
장지는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라 조부모와 증조부모가 잠든 수원 선영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10여㎞ 떨어진 삼성 수원 본사와 기흥·화성사업장 등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다. 이 회장은 수원 선영에서 78세의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