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펑크 /사진=프레드 펑크 인스타그램
64세의 시니어 선수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버뮤다 챔피언십서 컷을 통과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것도 아들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끝에 이룬 것이라 기쁨은 배가됐다. 주인공은 PGA투어 통산 9승을 거두고 있는 프레드 펑크(미국·사진)다. 펑크는 지난 10월 31일 버뮤다 사우샘프턴 포트로열골프장(파71·6828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쳤다.
중간합계 1언더파 141타를 기록한 펑크는 공동 37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PGA투어 통산 650번째 출전에 452번째 컷 통과다. 그것도 컷 기준타수인 1오버파 143타보다 2타나 여유가 있는 호기록이었다. 1970년 이후 64세 이상의 나이로 PGA투어 정규대회서 컷을 통과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 샘 스니드, 톰 왓슨(이상 미국)에 이어 네번째다.
특히 10번홀에서 출발한 펑크의 마지막 9번홀(파4) 칩인 버디가 압권이었다. 핀까지 6m 지점의 왼쪽 프린지에서 친 칩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그 버디에 펑크는 마치 우승이라도한 듯 껑충껑충 뛰면서 어린이처럼 기뻐했다. 펑크는 미국 매릴랜드대학교 골프팀 코치로 7년간 활동하다 32세 때인 1989년 처음으로 투어 카드를 획득했다.
펑크의 이번 대회 컷 통과는 엄청난 이변이 아닐 수 없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26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28.57%, 아이언의 그린적중률은 33.33%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주말 골퍼와 비슷한 샷감으로 일궈낸 결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은 깃대가 휠 정도로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반면 아들 테일러는 12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펑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하루였지만 마지막 칩인 버디는 정말 달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펑크는 무빙데이인 3라운드서는 부진했다. 버디는 1개도 잡지 못하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범해 4타를 잃어 공동 61위(중간합계 3오버파 216타)로 순위가 미끄럼을 탔다.
이경훈(29·CJ대한통운)도 3라운드에서 5타를 잃어 펑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런 가운데 리더보드 맨 윗자리는 독 레드먼(미국)이 꿰찼다. 레드먼은 이날 4타를 줄여 10언더파 203타를 기록중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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