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올해 더 단단해졌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올해 더 단단해졌다"
오픈서베이 이창민 매니저가 경기 성남 판교에 위치한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앤스페이스에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을 발표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스타트업 생태계가 올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조사가 나왔다. 스타트업 종사자들은 올해 코로나 사태로 자금조달과 인력충원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년에 생태계가 반등하리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성공한 창업가들이 늘어나면서 토종 벤처, 토종 벤처캐피털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오픈서베이와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를 3일 발표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는 지난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 시행해 온 설문조사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인식은 올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점수를 응답자들에게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71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68점, 지난해 73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올랐지만, 조사 이래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올해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한 창업자들은 그 이유로 ‘벤처캐피털의 미온적인 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럼에도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생태계의 분위기가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분위기가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은 57.8%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유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를 거듭하며 성숙해지고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국내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VC)에 대한 업계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을 묻는 설문에서는 네이버(28.9%)가 5년 연속 1위를 유지했으며, 카카오(21.1%)가 2위를 차지했다.

가장 선호하는 VC를 묻는 질문에는 알토스벤처스(20.5%)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토종 VC인 카카오벤처스(15.1%)가 2위로 급상승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창업자 출신 투자자들이 이끄는 ‘매쉬업엔젤스(18.7%)'와 ‘프라이머(18.1%)'도 순위권을 차지했다.

창업자들이 꼽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1순위로 꼽혔다. 창업자를 비롯한 스타트업 재직자, 대기업 재직자, 취업준비생 모든 그룹에서 모두 ‘당근마켓'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스타트업과 대기업 재직자들의 재택근무 현황도 물었다.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재직자와 대기업 재직자의 재택근무 유경험 비율은 비슷했지만, 재택근무 양상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스타트업 재직자들은 대기업에 비해 ‘언제든 필요하면 재택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도 다소 긍정적이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과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는 등 스타트업 업계가 점점 성숙해지는 추세에는 변함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장기적으로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창업자 분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