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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선 벤처팀 열띤 회의… 취미플랫폼 등 운영 서비스 다양 [현장르포]

벤처 키우는 벤처'에이치나인'
사내벤처 4개팀 뽑아 전폭 지원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탄생시켜
플랫폼 '웬지' 가입자 4만명 달성

사무실선 벤처팀 열띤 회의… 취미플랫폼 등 운영 서비스 다양 [현장르포]
서울 뚝섬로에 위치한 에이치나인 사무실에서 사내벤처 팀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이치나인 제공
사무실선 벤처팀 열띤 회의… 취미플랫폼 등 운영 서비스 다양 [현장르포]
에이치나인 제공


중소·벤처기업이 사내벤처를 육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당장의 생존을 위한 업무도 빠듯해서다. 이러한 통념을 깨고 사내벤처 육성에 적극 나선 중소기업이 있다.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업체인 에이치나인으로 현재 4개팀의 사내벤처팀을 선발해 지원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3일 서울 뚝섬로에 위치한 에이치나인 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에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었다.

사내벤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에이치나인 김우석 전략기획실장은 "'우리 일'을 하고 싶어서 회사 차원에서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회사의 젊은 직원들이 도전하고, 회사가 지원·투자하는 형식으로 시도해보자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내벤처 육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에이치나인은 지난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운영기업으로 선정돼, 지난해와 올해 각각 2개, 총 4개의 사내 창업팀을 뽑았다.

인터랙션팀 장범석 매니저는 올해 상반기부터 사내벤처 '오와오'의 대표를 맡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6년째 두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로 지내면서 가끔 재미있는 모습이나 행동들을 SNS에 올리곤 했다. 그러다가 반려동물만을 위한 SNS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사내벤처 지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내벤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직원들은 자율적으로 업무를 조율한다. 전략기획실 소속의 전상희 매니저는 업무시간에도 스스럼 없이 김 실장과 사내벤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고 하기 보단, 좋은 민간 투자자를 만나야 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사업을 하면 절박함이 부족해질 수 있다. 그걸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는 식의 대화가 오고 갔다.

김 실장은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회사에서 리스크를 줄여줘야 한다"며 "회사도 가능성을 보고 사내벤처에 투자했다. 사내벤처 일도 회사 일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사내벤처에 대한 사내 인식이 바뀌면서 일부 사업은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취미 플랫폼 '웬지'는 가입자만 4만명을 넘어섰다. 디지털 코드 생성 플랫폼 '크래커나인'도 대기업들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으면서 도약의 날개를 달았다.

크래커나인 프로젝트 준비부터 함께 한 윤명준 개발실장은 "시작부터 스핀오프(분사)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 5년 정도 크래커나인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정이 들었다"며 "프로젝트와 내가 일체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내벤처를 위해선 회사 차원의 도전과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상희 매니저는 "회사 업무에서도 성과가 탁월한 직원들이 사내벤처에 많이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중소기업에서 사내벤처를 운영하려면 회사와 창업팀을 조율하는 중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