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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달러채 발행 성공한 LH… 뒷배엔 'K-방역' 있었다

코로나 등 글로벌 위기 확산 속
핌코 등 73개 투자기관서 공모
목표치의 5.6배 투자 주문 유치
3억 달러 규모 채권 발행 성공

6년만에 달러채 발행 성공한 LH… 뒷배엔 'K-방역'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4년 이후 6년 만에 해외채권 공모발행 목표액인 3억 달러 발행에 성공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코로나19 글로벌 재확산과 미국 대선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핌코 등 73개 글로벌 투자기관으로부터 당초 목표의 5.6배 수준인 17억달러 이상의 투자 주문을 유치할 만큼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20곳 접촉했는데 73개 기관서 공모


4일 LH에 따르면 3년 만기 소셜본드로 발행되는 이번 채권 대금은 전액 임대주택건설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소셜본드는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창출, 취약 계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조달 자금의 용도가 제한되는 특수목적 채권이다. 발행금리는 3년 만기 미국채 금리에 0.48%p를 가산한 0.625%로 결정됐다. LH 관계자는 "정책은행을 제외한 공기업 역대 해외채권 발행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LH는 성공적인 채권 공모를 위해 코로나19로 제한된 상황에서도 사전 투자설명회 등을 개최하는 등 작업에 주력했다. 코로나19로 현장 기업설명회(IR)가 불가한 상황에서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비대면 IR에 나섰다. 2박 3일동안 20개가 넘는 글로벌 투자기관에 전화를 돌렸다. 현재 LH가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 주거정책인 3기 신도시 건설, 주거복지로드맵 등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핵심 정책수행기관으로서 LH의 공적 역할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한국물 발행이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이슈가 되면서 직접 접촉한 기관의 3배가 넘는 73곳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또 지난 9월 우리 정부가 역대 최저금리로 외국환형평기금 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환경도 유리해졌다. 공공기관 채권은 정부의 외평채 발행 금리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믿는다" K방역 역할 톡톡


LH는 또 하나의 핵심요인으로 신용등급을 꼽았다. LH의 신용등급은 현재 국가 장기신용등급 및 전망치와 같은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무디스(Aa2)와 S&P(AA), 피치(AA-) 등 3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에서 모두 '안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 관여한 LH 관계자는 "LH가 택지개발 및 임대주택 및 공공분양 등 상당 규모 이상의 주택공급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면서 "정부가 LH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데 충분한 명분과 주택기금조성, 토지보상채권발행, 기타 출자 및 보조금 등 다양한 지원 수단 및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채권 공모 시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460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120만명을 돌파하는 등 범지구적 확산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이번 결과는 해외 투자자들이 대한민국의 신용등급 및 경제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LH는 해석했다. LH 관계자는 "K-방역, 국민과 민간부문, 공공부문이 힘을 합쳐 성공적으로 코로나19 대응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