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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방 넘어 창조.. 작곡도 그림도 스스로" [AI World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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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예술가
아흐메드 엘가말 美럿거스대 교수
美현지서 온라인 기조연설
"예술가와 협업하는 AI
예술적 감각에 창의력 갖춰
예술작품 이해시키면
위조품 여부도 구분해 내"

"AI, 모방 넘어 창조.. 작곡도 그림도 스스로" [AI World 2020]
아흐메드 엘가말 미국 럿거스대 교수가 4일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AI World 2020'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예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미 인류가 이룬 예술적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창의성도 갖고 있습니다."

AI가 산업과 생활 도우미 역할 외에 예술영역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음악, 그림, 시, 소설 등 인간만이 인간의 감성을 울리는 예술을 창작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정작 AI는 예술분야에서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AI가 완성한 '미완성교향곡'

아흐메드 엘가말 미국 럿거스대학교 교수는 4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AI World 2020'를 위해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AI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예술 영역을 소개하고 이것이 갖는 의미를 전했다.

엘가말 교수는 베토벤 미완성교향곡을 AI로 완성한 주역 중 한 명으로 이날 포럼에서는 'AI 시대의 예술(Art at the age of AI)'을 주제로 발표했다.

엘가말 교수는 "AI 연구자들의 목표는 인간처럼 사고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이미 AI는 인류가 이룩한 예술적 감각을 보유했고 창의력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엘가말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과 음악가들은 베토벤이 완성하지 못한 '미완성 교향곡 10번'을 AI 기술로 완성했다. 베토벤은 교향곡 9번까지 남긴 뒤 10번을 위한 스케치와 관현악 악보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엘가말 교수와 연구진은 베토벤이 남긴 스케치를 기반으로 미완성교향곡을 AI로 '완성'했다. AI가 단순히 인간의 역할을 꿰찬 것이 아니라 인간(베토벤, 연구진 등)과 협업해 새로운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AI가 완성한 미완성교향곡 10번은 당초 지난 4월 독일에서 초연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되면서 11월 초연될 예정이다. 엘가말 교수는 이날 완성된 10번 교향곡의 일부를 들려줘 눈길을 끌었다. 엘가말 교수가 이날 들려준 2분가량의 10번 교향곡 중 첫 10초를 제외하고는 AI가 작곡한 것이었다.

엘가말 교수는 "베토벤은 9개의 교향곡까지 만들었는데 10번 교향곡을 완성하려면 그가 남긴 스케치, 테마를 바탕으로 그만의 스타일과 분위기를 이해해야 하며, 음악을 구성하는 능력도 필요하다"며 "베토벤이 남긴 부분을 AI가 넘겨받아 자체적으로 교향곡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AI, 그림도 스스로 그려

AI가 스스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도 특별하다.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은 AI가 딥러닝을 통해 실제 존재할 법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엘가말 교수는 "AI GAN에 꽃을 그리라고 하면 꽃과 관련한 수많은 이미지 데이터에 접근한 뒤 꽃과 유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만 이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텍스트를 이미지로 만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엘가말 교수는 특정 화풍의 그림이 어떤 미술사조를 따르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미술품의 위조 여부도 가릴 수 있다.

엘가말 교수는 "AI에 르네상스부터 500년간의 서양 미술사조를 학습시켰더니 그에 맞게 작품을 순서대로 배열하는 데 성공했다"며 "AI에 예술작품을 이해시키면 위조품 여부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가말 교수는 실제 피카소 작품과 이를 흉내낸 모작을 나란히 보여주며 AI가 위작을 가려내는 방식을 보여줬다. 실제 작품의 스케치가 초록색 선으로 표시된 반면 모작품은 빨간색 선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AI는 예술가에 영감주고 협업"

AI 예술가들은 모방을 넘어 스스로 창조까지 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실제 예술가들과 협업을 부르고, 예술환경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엘가말 교수는 보고 있다. 엘가말 교수는 "GAN은 수많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일종의 모방을 하는 알고리즘인데 이것을 '예술'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GAN에 창의력을 더한 CAN(Creative Adversarial Networks)을 통해 영감을 주고 소통도 가능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CAN은 새로운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존 화풍을 학습하고, 새로운 화풍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이미 기존 작품에 사용된 화풍은 모방하지 않도록 알고리즘 돼 있다.

엘가말 교수는 "한쪽에선 미학적인 부분을 배우고,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틀을 깨는 능력까지 필요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예술작품을 의도적이고, 영감을 주며, 소통을 유도하는 작품이라고 본다"고 마무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