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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다음주 부분파업 연장…기아차 노조도 파업

코로나19 여파 이어지고 있는데
국내 완성차 연쇄 파업 현실화

한국GM 노조, 다음주 부분파업 연장…기아차 노조도 파업
한국GM 협신회(협력업체 모임)는 지난 19일 100여명의 회원사 사장들과 임직원들이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에서 호소문을 배포하면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한국GM 협신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GM 노조가 다음주 또 부분 파업에 나선다. 미국 본사의 '철수' 경고에도 불구하고 내주 사흘간 부분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아차 노조도 다음주 부분 파업을 예고했고, 르노삼성 노조도 파업 여부를 검토하는 등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연쇄 파업이 현실화 되고 있다.

■'임단협 파행' 한국GM 노조 부분 파업 연장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2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3∼25일에도 부분 파업을 이어가기로 확정했다. 한국GM 전반조와 후반조 근로자들은 이 기간 4시간씩 파업에 나선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지속된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10월 30일과 지난 2일에도 4시간씩 파업을 단행했고, 6일과 9~10일에 이어 11~13일 각각 4시간씩 파업에 나선바 있다. 지난 17~20일에는 네 번째 부분 파업을, 오는 23일부터는 다섯 번째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한국GM 노조는 총 15일간 부분 파업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GM은 올해 임단협에서 2년 주기 임금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가 부분 파업을 강행하자 한국GM은 이달 초 부평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1억9000만달러(약 21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맞섰다. 노조의 부분파업이 지속되면서 GM의 한국 철수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노조는 임금 인상과 함께 부평2공장에 대한 신차 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부평2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와 말리부 생산 일정을 연장하고, 고용 안정에 대한 제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GM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GM 협신회(협력업체 모임)는 지난 19일 '살려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에서 배포하면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GM 협력업체들은 임단협이 빠르게 타결되지 않으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에 직면해 줄도산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국GM 협신회는 "한국GM의 임단협 타결 지연으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의 생산 차질이 생기면 안된다. 생산 차질이 생기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는 부도 발생 등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해 한국GM 부품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GM 노조, 다음주 부분파업 연장…기아차 노조도 파업
기아자동차 광명 소하리공장. 사진=뉴스1화상

■기아차 노조도 24~27일 파업
기아차 노조도 오는 24~27일 1직 근무자와 2직 근무자 각각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9년 연속 파업이다.아울러 생산특근 및 일반특근도 전면 거부키로 했다.

현대차 노사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11년 만에 기본급에 동결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분규 합의에 성공했지만 기아차 노조는 파업에 나서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작년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사내에 친환경차 부품공장 설치와 잔업 30분 보장,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차가 올해 3분기 실적에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한 1조원대의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동일한 수준인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격려금 12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우리사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르노삼성도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0월 중앙노동위원회가 임단협 관련 쟁의 조정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집단 이기주의로 노사관계가 파행에 이른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부품업계와 완성차 모두의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통 큰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