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관계자가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조선의 해시계 '앙부일구' 환수 언론공개회에서 앙부일구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상속세를 문화재·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물납제도 도입이 논의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한국박물관협회와 함께 12월 1일 오후 2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석자를 최소한으로 제한한다.
‘물납제도’는 상속세, 재산세 납부 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현금 대신 법에서 규정한 자산으로 세액을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물납은 재산 처분과 관리가 쉬운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한정해 인정되고 있다.
그동안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는 세금부담 완화와 문화유산의 해외유출 방지를 위해 꾸준히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적정한 가치평가와 관리 어려움으로 실제로 제도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간송미술문화재단의 ‘보물 2점 경매’와 손창근 선생의 김정희 작품 ‘세한도(국보 제180호)’ 기증 사례를 계기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데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다시 제기됐다.
특히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은 단순히 납세자 편의를 확대하는 차원이 아닌 예술적·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우수한 문화유산의 해외유출을 방지하고, 이를 공공 자산화해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
물납제를 최초로 도입한 프랑스의 경우에는 이 제도로 정부 예산 규모로 구입하기 힘든 많은 미술품을 국가가 확보했고, 그 결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피카소 미술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정준모 미술비평가가 ‘박물관·미술관 상속세 물납 허용의 필요성’을, △김소영 한미회계법인 회계사가 ‘물납제 도입 시 주요 검토 필요 사안과 제언’ 등을 발표한다. 이어 장인경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박선주 영은미술관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캐슬린킴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가 전문가 토론에 참여한다.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과 전문가 의견 등을 바탕으로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 도입을 위한 기초(안)을 마련하고, 향후 정책 토론회를 추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문화재·미술품 물납제도’는 개인의 희생과 노력이 아닌 제도를 통해 우수한 문화유산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번 토론회가 우리나라 문화 발전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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