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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가 갔던 빌라, 현실선 몇 개나 되겠나” 매입임대 회의론 [현장르포]

매입임대 기대 낮은 대조동
"공급만 되면 최고" 입 모았지만
일대 매물 대부분 전용 55㎡ 이하
정부 제시 가격 '1000에 75'론
인근선 신축 투룸만 구할 수 있어
"꾸준한 임대 가능할까" 우려 목소리

“김현미가 갔던 빌라, 현실선 몇 개나 되겠나” 매입임대 회의론 [현장르포]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방문한 서울 은평구 대조동 신축 매입임대 빌라 전경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정부의 매입임대 주택이 (장관이 방문한) 해당 빌라 수준만큼만 공급되면 수요자들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이런 주택을 정부가 희망하는 시세에 얼마나 꾸준히 공급할지는 미지수다."

29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소 대표는 정부가 11·19 전세대책에서 발표한 '전세형 매입임대'의 성공 여부를 묻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조동은 지난 2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대책 발표 이후 한 신축빌라를 찾아 "4인 가족도 충분히 거주 가능한 좋은 컨디션(조건)의 매입임대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곳이다.

시장에선 김 장관이 찾은 대조동 신축빌라를 놓고 매입임대의 실효성에 대한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김 장관이 찾은 매입임대는 지상 6층, 전용 55~57㎡ 10가구로 구성된 빌라 형태의 다가구 주택이다. 방이 3개지만 전세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5만원으로 보증금 수준에 따라 1억원에 월세 31만원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빌라의 공급가격은 시세 대비 보증금, 월세 모두 저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조동은 일부 지역이 재개발 철거를 하면서 전셋집을 찾기 힘들고 신축은 아예 없다"며 "정부가 제시한 매입임대의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대는 말이 안 되는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인근 중개업소들을 둘러봤지만 이 일대에서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원 조건으로는 신축 투룸만 구할 수 있었다. 전용면적도 55㎡ 이하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김 장관이 방문한 빌라처럼 역세권 입지의 신축 가구는 귀한 전세매물이다. 해당 빌라는 6호선 역촌역과 불과 3분 거리에다 초등학교도 갖춘 입지다.

연신내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대조동에서는 (장관이 방문한 빌라같은) 매물은 찾기가 불가능하다"며 "임대사업자 규제도 강화되는 마당에 신축 월세를 짓지 않고, 또 지금 짓는다고 해도 투룸으로 짓지 3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월세 수준보다 매물이 없는 것이 더 문제"라며 "대조동 일대는 20평형대는 보증금을 떠나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김 장관이 찾은 매입임대 주택이 '보여주기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LH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입주자를 모집하는 서울 신혼부부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80% 정도가 3인 가구 최저 주거 기준 면적인 전용 36㎡보다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장관이 '질좋은 평생주택'의 사례로 대조동 빌라를 소개했지만, 이런 임대매물이 시장에 얼마나 있을지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최서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