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임원 2명 등 신규임원 10명 선임
AI중심으로 기존 조직 개편
[파이낸셜뉴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뉴스1 /사진=뉴스1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일 SK하이닉스의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가 지난 2018년 제안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가 현실로 다가왔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제주도에서 최태원 SK그룹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보유 지분 상향을 전제로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SK텔레콤이 주장하고 있는 탈통신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박 부회장은 SK텔레콤의 미래 정체성을 '정보통신기술(ICT) 시너지 복합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기존 이동통신사업(MNO)과 뉴 ICT사업, 반도체사업을 대등하게 배치하기 위해선 SK텔레콤을 모회사로 한 자회사 형태로 구성되어야 공격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M&A)이 가능하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오너일가→SK㈜→SK텔레콤→SK하이닉스 형태다. 즉,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회사격인 셈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M&A를 진행할 경우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SKT 중간지주사 위해 물적 분할?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계획은 지난 2019년 박 부회장이 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면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준비과정 중 코로나19로 인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박 부회장을 승진 시킨 것은 더 이상 지배구조 개편을 미룰 수 없다는 최태원 회장의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단 증권 및 금융업계에선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변신을 위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 분할되는 시나리오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간지주사로 남는 투자회사 아래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을 거느리는 지배구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회사는 박 사장이 공언한 SK텔레콤이 아닌 다른 이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SK텔레콤은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SKT, T스퀘어 등이 새로운 이름으로 거론되고 있다. 통신서비스 정체성을 뜻하는 '텔레콤'을 버리고 진정한 ICT 시너지 복합기업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최근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해 'T맵 모빌리티(가칭)'를 만들고, 우버와도 협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주사 조건을 맞추기 위해선 SK텔레콤이 가진 SK하이닉스 지분을 높여야 한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지주사가 보유해야 할 자회사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높이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은 20.1%다. 지분을 10% 더 확보하려면 약 5조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의 값어치가 오를 수록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기존 조직은 AI 중심으로 개편
SK텔레콤 자체적으로는 AI빅테크·마케팅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10명의 임원을 새롭게 임명했다. 여성임원 2명을 배출하고 SK텔레콤의 전략 사업인 구독경제, 모빌리티, 클라우드 사업쪽에 힘을 실어줬다.
조직 구성은 AI중심으로 개편했다. 박 부회장은 "핵심 사업과 프로덕트(Product)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인공지능(AI)이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AI서비스단은 AI&CO(Company)로 이름을 바꾸고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돕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SK ICT 패밀리 회사들의 모든 상품, 서비스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T3K는 △딥러닝 기반 대화형 AI '한국어 GPT-3' △AI 가속기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에지컴퓨팅(MEC) 클라우드 개발에 집중하는 4대 프로덕트 컴퍼니로 개편됐다.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센터는 전사 클라우드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가장 큰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MNO사업부는 9개 핵심 사업·프로덕트에 주력하는 마케팅 컴퍼니로 재편됐다.
9개 컴퍼니는 모바일, 구독형상품, 혼합현실(MR)서비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메시징, 인증, 스마트팩토리, 광고·데이터로 모두 조직명에 CO(Company)가 붙는다.
SK텔레콤은 언택트 시대를 맞아 MNO 사업부의 온라인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언택트 CP(Camp)를 신설했으며, 효율적인 5G 인프라 투자 및 운용을 위해 별도 조직이었던 ICT 인프라센터도 MNO사업부 산하로 이동시켰다.
Corp(코퍼레이트)센터는 내년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초협력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Corp센터는 산하에 IPO추진담당 등을 신설해 국내외 투자를 활발히 유치함으로써 자회사들의 IPO를 적극 지원한다. 또 ESG혁신그룹을 통해 SK ICT 패밀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전담할 예정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