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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도 영업시간 제한..소비심리 급락하나

유통업체도 영업시간 제한..소비심리 급락하나
9시30분까지 영업을 해 오던 서울 소공동 영플라자 본점이 서울시 긴급방역조치로 2주간 9시까지 영업을 단축한다.

서울시가 5일부터 2주간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의 영업시간을 9시까지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올 한해 부진했던 실적을 12월에 만회하려했던 유통업계는 울상이다. 12월은 추석, 설과 더불어 유통업계에서는 '대목'으로 꼽히는 시즌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라며 "12월에 만회를 해보자는 분위기였는데 사실상 3차 팬데믹이 강타하면서 대목은 고사하고 사상 최악의 12월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주중에는 8시, 주말에는 8시30분까지 영업을 해 왔기 때문에 이번 규제와 관련은 없지만 서울지역 대형마트는 11시까지 문을 열었던 만큼 영업시간이 2시간 줄어들게 된다. 슈퍼의 경우에도 매장 면적이 300㎡를 넘는 경우 9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 롯데쇼핑은 마트 15개, 슈퍼 106개를 비롯해 롯데아울렛 서울역점과 롯데영플라자 본점까지 123개 매장이 영업시간 조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서울에 있는 30개 매장의 영업시간이 단축된다.

그러나 영업시간 단축 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소비심리 위축이라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사실 백화점의 경우 대부분의 매장이 8시 30분 전에 닫았기 때문에 이번 규제와 상관이 없지만 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걱정"이라며 "생필품을 파는 대형마트와 달리 백화점은 분위기를 많이 타는데 12월 대목은 사실상 포기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행사를 기획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과거 수능이 끝나면 경쟁적으로 나섰던 수험생 마케팅도 올해는 잠잠하다.

지난 10월의 경우 코로나 확산이 주춤하면서 이른바 보복소비가 시작돼 백화점, 대형마트 모두 매출이 전년대비 플러스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은 4.2%, 대형마트는 2.3%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11월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서 전년 대비 1%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 업계는 일단 영업시간이 2시간 줄어들어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생필품을 파는 대형마트의 특성상 급격한 매출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론 물건을 파는 물리적인 시간이 줄기 때문에 타격이 없진 않겠지만 온라인으로 수요가 전이된다든지 더 이른 시간으로 쇼핑을 오는 경우가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매출이 급락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영업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줄이면 특정시간대에 인파가 몰릴 수 있어 감염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식당이나 카페 등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다보니 규제의 실효성을 따지는데 있어 정밀함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마트는 영업시간 축소로 온라인 주문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고회전 상품 발주를 늘리는 등 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주문은 매장에서 나가는 경우와 네오센터에서 나가는 경우 등 2가지가 있는데 도심에서는 주로 매장에서 배달을 한다"며 "고회전 상품은 품절되는 경우가 잦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 매장에서는 발주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