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와 은행 예금, 두달 사용 비교
코인 10만원에 1300원, 은행 50만원에 400원 이자
높은 금리와 이용 편의성 강점…가격변동성은 한계
[파이낸셜뉴스] 올 한해 가상자산 금융 시장 규모는 1월 7억달러 수준에서 12월 140억달러로 20배 넘게 몸집을 불렸다. 가상자산을 갖고 있어도 마땅히 쓸데가 없던 사용자들은 예금처럼 맡겨두면 이자를 주고, 다른 가상자산으로 교환해 고이율의 예치 상품에 재투자할 수 있는 디파이에 몰렸다.
디파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신규 디파이 상품들이 쏟아졌고,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기업들이 앞다퉈 디파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빗썸과 업비트가 올해 각각 가상자산 예치 상품을 선보였고, 카카오 자체 가상자산인 클레이(KLAY)를 맡기면 추가 클레이를 주는 디파이 서비스도 다수 출시됐다.
가상자산 금융 VS 은행 예금…이자 차이는?
각각 네오플라이의 클레이 예치 서비스와 은행 예금상품 이용 모습. 둘다 총 두달간 이용했다.
그 중 지난 9월 출시 당시 10% 이상의 높은 연이율을 제시했던 네오플라이의 클레이 예치 서비스를 약 두달간 이용해봤다. 네오플라이는 게임기업 네오위즈의 모회사인 네오위즈홀딩스 산하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엑셀러레이터다. 현재 클레이 코인이 발행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노드 운영사로 참여하고 있다.
네오플라이는 자체 가상자산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인 엔블록스(nBlocks)를 통해 클레이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클레이 거래를 지원하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클레이를 구매한 후 엔블록스 지갑 주소로 클레이를 보내면 예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클레이 보상은 매주 월요일마다 엔블록스 지갑으로 바로 지급된다.
지난 10월초 10만원 어치였던 약 165개의 클레이를 엔블록스 지갑에 넣었다. 그리고 12월 4일까지 약 두달간 클레이를 계속 예치했고, 보상으로 받은 누적 클레이는 총 2.6개였다. 원화로 환산하면 1344원으로, 연10만원에 대한 이율을 따졌을때 약 8.06%다.
가상자산 예치 상품과 전통 금융권 예금 상품의 이자를 비교하기 위해 한 시중은행의 예금 서비스도 두달간 이용해봤다. 해당 상품은 지난 6월 신규 출시된 모바일 예금 상품으로 가상자산 예치 상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웠지만, 한달에 한번 이자가 지급된다는 점은 달랐다.
9월말 해당 은행 상품에 50만원을 예금했고, 마찬가지로 11월까지 두달간 운용했다. 그동안 총 두번의 이자를 지급받았고 그때마다 각각 208원, 191원이 입금됐다. 이를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0.48%로, 앞서 클레이 예치 서비스와 수익률을 비교해 봤을때 17배 가량 차이가 난다.
"투명하고 직접적인 이자보상"
오지스와 해시드에서 공동 운영하는 클레이 예치 서비스 '클레이스테이션'의 대시보드. 카카오톡에 탑재된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통해 간편하게 클레이를 클레이스테이션에 예치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현재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업들이 디파이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예금, 적금 같이 제도권에서 다듬어진 금융상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10% 수준의 높은 금리와 언제든지 사용자가 모바일을 통해 자산을 쉽게 예치하고 다시 뺄 수 있는 이용 편의성 등 다양한 매력이 모여 이전의 어떤 금융 상품보다 빠르게 디파이를 성장시킨 것이다.
지난 9월 30일 출시된 네오플라이 클레이 예치 상품에 있는 전체 클레이는 현재 총 2천 600만개로 원화로 약 127억원에 달한다. 이보다 앞서 7월에 출시된 또 다른 클레이 예치 서비스인 클레이스테이션엔 현재 약 2억개의 클레이가 예치돼 있다. 이는 원화로 약 1천억원 규모다.
클레이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술전문기업 오지스의 박태규 대표는 "가상자산 스테이킹(예치)에 참여하는건 네트워크 유지를 위한 증명에 참여하고, 내가 투입한 기여분만큼 보상 받는 것"이라며 "기존 은행 예금의 경우 은행 등 여러 미들맨(중개자)이 먼저 자신의 운영비를 제외하고 남은 자산을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식이라면, 디파이에선 보상이 사용자에게 보다 투명하고 직접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보상비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다만, 디파이 서비스도 한계는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가상자산 자체의 가격변동성 때문에 디파이의 높은 이율에도 불구하고 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가상자산 투자를 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에겐 아직 생소한 서비스인만큼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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