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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못할까봐" 무주택자 가세.. 갭투자 늘어나니 매매가 다시 올라 [현장르포]

갭투자로 술렁이는 수원영통

"내집마련 못할까봐" 무주택자 가세.. 갭투자 늘어나니 매매가 다시 올라 [현장르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일대는 최근 전세가가 상승하면서 1억원 안팎의 투자금으로 갭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통동 황골마을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최서영 인턴기자
"전셋값이 오르니 다시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적은 금액으로 갭투자할 수 있는 매물들이 귀해지다 보니 그런 매물들은 아예 공유하지 않고 문의가 오면 소개하는 식으로 거래한다."(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A공인 관계자)

7일 방문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일대 공인중개소들은 '갭투자'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기존에는 투자에 적극적인 다주택자들이 주로 문의했다면 최근에는 무주택자들의 문의가 많다는 게 중개소들의 전언이다.

영통동 B공인 관계자는 "임대차2법 시행 이후 전셋값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들의 매수문의가 많은 편"이라면서 "갭투자금 5000만~7000만원 선에서 구입 가능한 물건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영통구에서 주택을 매수한 김모씨는 "지난 6월 찍어뒀던 단지가 5개월 만에 4000만원 이상 오르는 걸 보니 계속 고민만 하다가는 평생 내 집 마련이 힘들겠다는 조바심이 들었다"면서 "마침 가을 들어 전셋값과 매매가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기회다 싶어 있는 돈을 다 끌어모아 전세 낀 집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갭투자가 늘어나자 매매가 상승을 부추기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영통동 황골마을주공 1단지 59㎡는 올해 6월만 해도 보통 2억원대 후반에 실거래됐지만, 11월에는 실거래가가 3억9000만원까지 상승하며 1억원 가까이 올랐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호가가 4억2000만원 이상에서 5억원까지 분포해 있다.

전셋값 상승폭은 이보다 더 컸다. 최근 황골마을주공 1단지 59㎡ 전세는 3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6월보다 1억2000만원가량 오른 금액이다.

특히 실입주 가능한 물건들이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른 전셋값에 차라리 매수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당장 입주 가능한 매물을 찾는 데다 갭투자자들 역시 오른 전셋값에 맞춰 세입자를 구할 수 있는 매물을 찾으면서 자연스레 실거주 가능한 매물의 몸값이 치솟는 것이다.

영통동 C공인 관계자는 "이미 전세가 끼어있는 매물은 1억2000만~1억5000만원의 갭투자금이 필요하지만, 실입주 가능한 매물을 찾아 새롭게 세입자를 구하면 6000만~7000만원 선에 갭투자가 가능하다"면서 "모두 실입주 매물만 찾으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데다 해당 매물들이 갭투자 물건으로 나오면 전셋값도 동시에 높아지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를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80~90% 이상인 매물이 많아지면서 향후 보증금 반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최서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