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이아이디가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폭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아이디는 11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14원(3.68%) 오른 393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지난 8일 이아이디는 제1호 스푸트니크 신기술투자조합에 100억원을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 1379억3235만원의 7.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회사 측은 “출자를 통한 투자수익 기대가 이유”라고 밝혔다.
이아이디가 투자한 제1호 스푸트니크 신기술투자조합은 한국코러스의 보통주 182만주를 사들였으며 기준 수익률은 6%다.
지난 5일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브이(V)’ 접종이 러시아에서 시작됐다. 이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국내 업체인 의약품 무역기업 지엘라파(GL Rapha)는 한국코러스를 자회사로 두고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엘라파는 지난달 12일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 1억5000만회분 위탁생산에 들어간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를 포함해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중동, 동남아시아 각국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공급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등 해외에서 위탁생산에 나선 상태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무실을 둔 지엘라파는 의약품 생산·연구개발 업체인 한국코러스를 2007년 11월 자회사 형태로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번 백신 계약은 지엘라파가 체결했지만 실제 생산은 자회사인 한국코러스가 맡는 구조다.
한국코러스는 충북 제천과 음성 공장에서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30여 종을 생산하며, 바이오 의약품은 강원도 춘천 공장에서 나온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춘천 공장에서 생산되는데, 이달 중 백신 시험 생산 물량을 러시아에 보낼 예정이다. 현지에서 품질 비교 테스트를 거친 뒤 이상이 없으면 내년 1월 중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간다.
한국코러스 관계자는 "국내 위탁생산에 대한 해외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러시아 측에서 당초 계약한 1억5000만회분이 넘는 추가 물량을 공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공장에 추가 장비를 들여오는 것은 물론이고, 부족 물량을 국내 다른 업체 시설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코러스 매출액은 지난해 38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러시아 백신 판매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코러스는 빈혈 바이오시밀러 치료제인 코로몬과 항생제 분말 주사제 등을 생산한다. 항암제를 투여할 때 면역력을 높이는 지속형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연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내놓는 각종 복합비타민제 등도 주문 생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만성 빈혈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치료제인 ‘코로몬’을 주로 생산하던 춘천 공장 생산라인을 개조해 당분간 러시아 백신 제조 전용 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코러스가 생산하는 스푸트니크V 물량은 모두 중동 지역에 수출될 예정이다.
한편 스푸트니크V는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에 기반한 백신이다. 바이러스의 항원 유전자를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재조합한 뒤 인체 세포에 주입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황재간 한국코러스 대표는 "스푸트니크V의 3상 최종 결과는 내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푸트니크V'를 추가적으로 생산할 계획으로 내년 6월 이후에는 월 5000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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