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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송은미술대상전 신이피, 오종, 전현선, 조영주

[파이낸셜뉴스] 앵글은 하늘을 나는 새의 시선으로 전체 풍경을 내려다본다. 국립생물자원고 수장고의 새 박제 표본이 클로즈업된다. 작가 신이피의 '죽은 산의 냉철한 새 01'다. 김포한강신도시의 생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새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신이피는 스스로의 작업을 실험실로 표방하며 과학자의 전지적 시점을 모티브로 대상을 관찰하고 이를 영상으로 작업해왔다. 그의 이번 작품은 11일 서울 압구정로 송은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제20회 송은미술대상전 후보작으로 전시돼있다.

오종 작가는 낚싯줄이나 실과 같은 물리적 재료로 주어진 공간을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긴장과 균형이 오묘하게 공존한다. 송은아트센터 3층 한 가운데 위치한 목재구조물 내부공간에서부터 전시장 외부까지 확정되는 허공 위의 드로잉이 선,면,입체로 변모했다. 각자 위치와 동선에 따라 상대적인 방식으로 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Room Drawing'의 연장선이다.

전현선 작가의 수채화는 내러티브에 종속되지 않은 형상들의 풍경이다. 전시된 신작 '안개와 지평선'에는 20개의 화면이 둔각을 이루며 펼쳐져있다. 검은색과 흰색을 무대의 시작과 끝으로 상정했다. 암전속에서 저마다 존재가 하나씩 드러나고 형태와 의미, 위치는 계속 변화하면서 어디론가 나아가는 과정을 드러낸다.

조영주 작가는 자신의 출산, 육아, 현실적 고민을 퍼포먼스, 설치, 비디오, 사운드로 녹여냈다. '입술 위의 깃털'에서 흰 공간을 배경으로 여성 4명이 벌이는 움직임은 양육의 과정을 처절히 표현한 것이다.
'개의 숨'에선 작가의 30개월 육아일지를 기반으로 작곡한 관악 4중주가 낯선 호흡으로 관객을 환기시킨다.

송은문화재단은 젊고 유능한 미술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2001년부터 송은미술대상을 제정, 시상해왔다. 후보작중 1명을 가려 대상을 수상한다. 작품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