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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소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쓰러 전통시장 왔어요" [현장르포]

2030 젊은 손님 줄 세우는 자양전통시장
모바일상품권 결제비율 20% 넘어
영수증 모아오면 상품권 교환 등
시장 상인들도 사용 확대 적극적

"똑똑한 소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쓰러 전통시장 왔어요" [현장르포]
서울 자양동 자양전통시장에 위치한 마트에서 손님들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으로 와인을 사고 있다. 사진=한영준 기자
"이 와인도 모바일 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어요?"

지난 21일 찾은 서울 자양동 자양전통시장의 작은 마트에선 2030세대 젊은 소비자들이 줄까지 서서 와인을 사는 낯선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20~30대들이 지역 시장의 가게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물건을 사는 것은 흔치 않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이다. 도입이후 젊은층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이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에도 전통시장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모바일상품권 결제비율 20%넘어

이날 마트에서 와인을 구매한 30대 주부는 "전국에서 와인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해서 남편과 자주 온다"며 "관광지처럼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와인 사러 시장에 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자양전통시장은 전국에서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를 가장 많이 하는 시장이다. 지난해 도입 이후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의 매출규모가 30억원에 달한다.

박상철 자양전통시장조합장은 "길거리 노점상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인들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자양전통시장에서 5년 동안 분식집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하루에 모바일 상품권 결제가 5건 중 1건이 넘는다"며 "상인들도 불편한 게 없어서 손님들이 물어보면 바로 해드린다"고 말했다.

남편과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도 "제로페이 결제가 더 많긴 하지만, 모바일 상품권도 매일 꾸준히 들어온다"며 "현재 온누리상품권 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영수증 3만원 모아서 상인회에 가져오면 5000원짜리 상품권을 드린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모바일 상품권 사용확대에 적극적이다. 박 조합장은 "모바일 상품권은 항상 10% 할인되고 소득공제도 돼 젊은 층들이 주로 이용한다"며 "상인들도 카드 수수료가 나가지 않고 하루 이틀 뒤면 통장으로 바로 입금돼 소비자와 상인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재난지원금, 상품권 활성화 이끌어

자양전통시장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도입한지 15개월가량 됐다. 하지만, 활성화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올해 여름 코로나19로 1차 재난지원금이 모바일로 지급된 게 모바일상품권 활성화의 마중물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의 한 상인은 "지난해부터 온누리상품권이 모바일화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활발해진 건 1차 재난지원금이 모바일상품권으로 들어왔을 때"라고 말했다. 박 조합장도 "처음엔 손님들이 잘 쓰지 않아서 힘들었다"며 "홍보가 어느 정도 돼서 이제는 현금처럼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드신 분들은 아직 모바일 상품권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모바일 상품권의 '결제일'에 대해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상인은 "하루 이틀 뒤에 현금이 들어온다고 하지만 상인들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그게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 장기화를 '젊음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청년 상인은 "다른 시장보다 골목이 ��고 '일(一)자형'이라 실내에 있는 마트 보다 안전한 편"이라며 "상인들도 다른 곳 보다 확실히 젊다. 힘들지만 더 활력있게 시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