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정밀 기기 영향 커
베트남 내 한국계기업 악영향
[파이낸셜뉴스] 미 재무부가 베트남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이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지난 16일 베트남을 '교역촉진법'상 심층분석 대상국 및 '종합무역법'상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베트남은 교역촉진법제정 후 스위스와 함께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지정된 첫 사례가 됐으며, 보다 포괄적인 종합무역법상 환율조작국에도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대미 무역흑자 확대, 중국의 베트남을 통한 불법 우회 수출 가능성,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등이 지정 배경으로 거론됐다.
【하노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이 27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 호찌민 전 국가주석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2.27. /사진=뉴시스
연구원은 "미국의 베트남 환율조작국 지정은 베트남의 환율, 교역, 투자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베트남 통화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향후 절상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관세법 또는 무역법상 상계관세와 보복관세 조사에도 영향을 미치며, 향후 베트남산 상품에 대한 환율보조금 상계관세 대상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향후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 베트남 통화가치 절상 등으로 베트남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한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미국 수출은 25.4억~37.6억 달러,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은 2.2억~3.3억 달러 감소하고, 품목별로는 전기·전자·정밀 기기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트남 내 현지 한국계 기업의 수출경쟁력 및 수익성 약화 등으로 이들 기업의 현지 생산, 해외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연구원은 "정부는 한국의 교역과 공급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통화가치 저평가에 따른 상계·보복 관세의 불똥이 한국으로 튀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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