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개발할 수 있는 땅 많다"
수요 억제보단 공급확대 제시
역세권 빌라·다가구 재개발은
투기·서민주택 감소 부작용 우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집값 안정화 방안으로 세제나 대출 등 수요 억제책보다는 공급확대 구상을 밝혔지만 시장의 '조바심'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변 후보자가 공급방안으로 제시한 준공업지역 개발, 역세권 빌라나 다가구 지역 재개발 등에 따른 투기열풍과 서민주택 감소 등의 부작용을 해소할 확실한 대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지난 23일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반 서민에겐 너무 고통스럽고 앞으로 주택을 구입할 사람들에게도 고통임을 알고 있다"면서 "최선의 노력을 해서 저렴한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고 답변했다.
이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11월 통계를 보면 최근 6개월간 서울 아파트 값이 16.24%나 늘었다"면서 "지난 3년간 상승률인 14.15% 보다도 6개월 새 상승률이 더 높다"고 지적한데 따른 답변이었다.
실제로, 서울 강남3구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지난주 기준 서울 집값이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강남에서 서울 전 지역 수도권, 지방으로 퍼져 나갔던 주택 매수세가 다시 강남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송파구(0.10%), 서초구(0.09%), 강남구(0.08%) 등 강남3구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주대비 0.05%를 기록했다.
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밝힌 '최선의 노력'은 서울에도 양질의 주택이 들어설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줘 불안한 부동산심리를 잡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뒤집기보다는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 한 공급을 늘려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데 무게를 실은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는 더 이상 개발할 곳이 없고, 그래서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집을 사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서울 공급론을 강조했다. 역세권이나 저층주거지, 준공업지역 등 개발할 수 있는 땅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 역세권의 범위를 500m로 확대하고 용적률을 300% 이상으로 확대하면 수 십만 가구를 더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하지만 문래동 등 준공업지역에 신축 아파트를 짓는 경우 투기 열풍을 들쑤실 우려가 있다. 또, 역세권 빌라와 다가구 밀집지역 재개발은 임대차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서민주택들이 사라지는 역효과를 낳는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빌라가 서울내 40%가량의 거주를 담당하고 있다"며 "빌라가 아파트가 되면 서민주택도 사라지지만 주택공급 자체도 줄어드는 문제도 있는데 이에 대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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