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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디벨로퍼]SH의 역량 강화…"서울 내 주택공급 속도"

[밸류업! 디벨로퍼]SH의 역량 강화…"서울 내 주택공급 속도"
천호1구역 조감도(SH공사 제공). © 뉴스1


[밸류업! 디벨로퍼]SH의 역량 강화…"서울 내 주택공급 속도"
강서구 마곡지구 개발 조감도.(강서구 제공) © News1


[밸류업! 디벨로퍼]SH의 역량 강화…"서울 내 주택공급 속도"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5.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편집자주]국내 정상급 부동산 개발회사(디벨로퍼)들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시개발사업부터 택지지구사업까지 잇따라 성공담을 이어가며 국내 주택 공급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2021년이 기대되는 민간과 공공 디벨로퍼를 통해 국내 주택시장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도시계획의 문제와 해결책, 내년도 사업 계획 등을 미리 엿듣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디벨로퍼(부동산 종합개발 사업자)는 민간 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에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 디벨로퍼'로서 각종 개발 사업의 시행자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공공재개발, 대규모 공급대책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SH공사의 역할이 더 커진 상황이다. 공사 측은 과거 정비사업 시행과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토대로 성공적인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각오다.

◇천호1·신림 강남아파트 경험…"공공재개발 성공하겠다"

SH공사는 그간 천호1구역, 강남 아파트 재건축 등을 통해 공공 디벨로퍼 역량을 강화해왔다.

천호1구역은 SH공사가 시행자로 참여한 최초의 사업이다. 천호1구역은 2003년 뉴타운지구 지정 이후 2009년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주민과 상가 소유주 간 이견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조합은 2014년 9월 SH공사에 참여의향을 물었고, SH공사는 2016년 6월 공동시행자로 사업에 합류했다. SH공사는 사업에 합류한 뒤 약 150억원을 투입해 사업비를 조달했다. 조합이 시공사 선정, 분양 업무 등을 하면 SH공사가 사업비를 조달하면서 사업관리(설계, 공사, 감리), 수입금 공동관리 등을 지원하는 형태였다.

이후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2017년 민간 건설사가 시공자로 선정됐고 지난해 1월 관리처분계획인가, 올해 3월 이주완료, 7월 입주자 모집 공고, 8월 견본주택 개관, 9월 기공식 등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준공은 2024년 9월 예정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노후 재래시장의 현대화와 성매매업소 집결지(집창촌) 정비 등 도시환경 개선을 통한 공공성 향상, 민·관협력형 사업모델 발굴 등을 위해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며 "사업 방식 역시 시행·시공 분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현재 공공재개발과 같다"고 말했다.

관악구 신림동의 강남아파트 재건축도 공공 정비사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1974년 준공한 강남아파트는 1995년 조합이 설립돼 재건축사업을 추진했으며 2001년 재난위험시설(D급)로 지정됐으나 조합의 부적정한 행정처리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었다.

이후 SH공사 명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 1차 책임자인 조합을 공동시행으로 유지하고 2차 책임자인 자치구의 조합관리업무 및 인허가 지원을 약속했다. 100억원가량의 초기사업비를 조합 측에 지원해 숨통을 터주고 추가자본은 공공지원 민간임대 도입으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SH의 출자부담을 최소화했다. 이후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SH공사는 이같은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재개발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9~11월 공공재개발사업 후보지 공모 결과 약 70곳이 신청했다. 서울시는 기존 정비구역의 경우 이달부터 후보지 선정을 진행하고, 신규구역의 경우 내년 3월 후보지를 정할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8·4 공급대책 발표 직후부터 '찾아가는 설명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주민 설득작업에 착수하며 공공재개발이 사업 공모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는데 이바지했다"며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재개발의 성공을 이끌겠다"고 했다.

◇"서쪽엔 마곡, 북쪽엔 태릉"…홍릉·안암·태릉 '바이오 클러스터' 구상

SH공사는 최근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태릉골프장 개발과 관련해 '제3의 길' 가능성도 언급했다. 마곡에서 성공 경험이 있는 도시개발사업 방식이다.

도시개발사업으로 진행한 마곡지구는 현재 아파트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글로벌기업, 강소기업의 R&D센터로 채워지면서 '한국판 실리콘 밸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경험에 비추어 태릉에 특화된 산업을 바탕으로 도시개발을 제안한다면, 주민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SH공사측 설명이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살고 싶은 도시, 좋은 도시의 해답은 결국 일자리에 있고, 일자리가 많은 곳에 사람이 몰린다"며 "도시 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산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하고 적용해 나간다면 주거환경은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를 짓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업이 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주택을 넘어 '도시'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시민의 행복을 그려나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H공사는 인근 홍릉, 안암의 풍부한 바이오산업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태릉까지 하나의 벨트를 구성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바이오 허브' 조성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현재 홍릉 바이오클러스터와 안암 캠퍼스타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 5000억원이 넘는 예산(국비, 시비, 공사예산, 기금 등)을 투입해 세계와 경쟁하는 글로벌 바이오 창업밸리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김세용 사장은 "홍릉~안암~태릉은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큰 곳"이라며 "KIST, 경희대, 외국어대, 고려대 등 6500명의 박사 인력과 대학병원 등 풍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바이오 업체를 유치한다면, 세계적인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곡에서 성공한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태릉을 도시개발사업 방식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허브로 거듭나게 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서쪽의 마곡, 북쪽의 태릉'으로 도심개발의 새로운 이상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