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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민간 통계 모두 '매도자 우위' 전환…주택가격 상승압력 지속

국가·민간 통계 모두 '매도자 우위' 전환…주택가격 상승압력 지속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부동산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2020.12.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의 국가통계에 이어 민간통계인 KB주택가격동향에서도 이달 들어 '매도자 우위' 국면에 진입한 것이 확인됐다.

30일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14일 기준)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103.4를 기록해 지난달 90.3 대비 13.1포인트(p)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2년 2월(103.4) 이후 최고치다.

매수우위지수는 KB부동산이 전국 협력 부동산중개업체를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매수우위지수는 수도권 외에도 지방 광역시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시·도별로는 대구가 128.8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지난달 129.4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Δ광주 113.4 Δ세종 111.5 Δ대전 110.8 Δ경북 110.6 Δ서울 108.3 Δ경기 107.3 Δ울산 98 순이다. 광역시 중에서 부산(89.4)과 인천(85.3)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서울은 지난 6월(127.9), 7월(132.9), 8월(114.5)에 수요가 많았으나 9월 들어 93.2를 기록하며 매수자 우위로 돌아섰다. 10월 86.9, 11월 91.4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다시 100선을 넘었다. 경기 역시 8~11월 70~80선을 유지했으나 이달 107.3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11~12월은 이사철이 끝나면서 부동산 시장도 한산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전세난과 높은 청약경쟁률에 지친 세입자들이 일부 매매로 돌아서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내내 가격이 급상승했던 세종을 비롯해 최근 가격이 오른 대구에서 규제지역 지정 전까지 매수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7일 기존 대구 수성구에 이어 7개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은 최근 2~3년 동안 입주물량이 매우 많았는데 올해 대부분 소화됐다"며 "미분양도 거의 해소돼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수요자들이 원하는 만큼 재고물량이 받쳐주지 못해 가격 상승 압력을 받는다"며 "일부 지역은 상당기간 가격이 정체되다 보니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매도자 우위 추세는 국가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더 뚜렷이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매매수급동향지수'를 보면 지난달 전국이 107.1을 기록해 100을 넘겼다. 지난 7월 104.9를 기록한 후 5개월 연속 매도자 우위 상황이다.

서울의 11월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9.9다. 올해 서울은 5월(99.4) 이후 지수가 단 한 번도 100선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지방 광역시 중 가장 지수가 높은 지역은 대구(120.1)다. 이어 세종(118.7), 대전(117.3), 경기(114.5) 순이다. KB 통계와 순위가 비슷하다.

이에 따라 향후 가격 상승압력이 해소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정부는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주요 가격상승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며 급한불 끄기에 나섰다. 수요자들이 더 기다릴지, 아니면 빠른 시일 내 집을 매입하는 것을 선택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매물이 세금 부담으로 내년부터 시장에 나올 전망"이라며 "올해 중반처럼 '패닉바잉' 현상이 일어나 이 물량이 모두 소화된다면 가격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