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소띠 스타 구창모 /사진=뉴스1
모든 초점이 구창모(24·NC)에게 모아졌다. 1차전 NC의 승리. 2차전까지 쓸어담으면 한국시리즈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1, 2차전을 내리 패하고 한국시리즈를 가져가기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다.
2차전 NC 선발은 구창모. 그가 5월처럼 던져준다면 두산은 낙망이다. 5월의 구창모는 난공불락이었다. 5경기에 나와 4승 무패, 평균자책점은 0.51. 투수에게 이보다 더 잘 던지기를 바란다면 무리다.
하지만 구창모는 7월 26일 이후 너무 오래 마운드를 떠나 있었다. 부상 때문이었다. 10월 24일에야 간신히 복귀했다. 이후 두 경기서는 불안했다. 첫 경기는 말 그대로 시험등판. 1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실점은 없었다.
두번째는 본격적인 선발 등판. 1위 NC로선 당연히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시험 운행이었다. 구창모가 한국시리즈서 통할 수 있을까.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5이닝을 던져 3실점. 딱히 실패라고 할 순 없었으나 불안감은 여전했다.
구창모는 그런 의문부호를 안고 11월 18일 한국시리즈 2차전이라는 중대 고비서 마운드에 올랐다. 기대 반 불안 반. 구창모는 6이닝 3실점(2자책)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패전 투수로 남았다.
정작 이 경기를 망친 투수는 따로 있었다. 두산의 이영하(24)였다. 두산의 마무리 투수. 당초 2020시즌 보직을 선발로 시작했으나 중간에 마무리로 급변경됐다. 9회 초 현재 두산의 5-1 리드. 넉넉한 점수 차였다.
주어진 이닝은 단 1회. 이영하는 3점을 까먹었다. 그나마 이닝을 마저 채우지도 못했다. 고작 ⅓이닝을 던졌다. 김민규가 나가 한 점차로 좁혀진 경기의 승리를 지켜냈다. 자칫 천하의 역적으로 몰릴 뻔했다.
두산 베어스 소띠 스타 이영하 /사진=뉴시스
이영하는 21일 4차전에 다시 등판했다. 이번엔 6회 마운드에 올랐다. ⅓이닝을 던져 1실점(비자책). 두산 베어스 벤치가 이영하에 대한 기대를 접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이 경기를 0-3으로 내주고 2승2패를 허용했다. 이후 두 경기를 내리 패하고 NC에 첫 우승을 안겨주었다.
구창모는 23일 5차전서 다시 선발로 나섰다. 첫 등판서 영점이 흔들려 애를 먹은 반면 두번째는 완벽투였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 두 투수의 얘기를 새삼 끄집어낸 이유는 올해가 소띠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7월엔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이 두 소띠 에이스들에게 더 큰 관심이 가는 이유다. 구창모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KIA)의 뒤를 이을 한국대표팀 좌완 에이스 몫을 해내야 한다.
그들 좌완 트리오는 2008 베이징 올림픽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그들이 빠질(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직 미정) 한국 마운드에 구창모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영하는 올해 다시 선발로 돌아갈 예정이다.
팀은 물론 한국대표팀을 위해 이영하의 컨디션 회복은 절대 과제다. 이 두 소띠 스타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대표팀의 도쿄올림픽 메달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부디 금메달이었으면 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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