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첫 주자는 '스웨그에이지'
캣츠 40주년 기념 무대 22일부터
연극은 창작산실 신작 5편 대기
장진 감독 '얼음' 5년만에 컴백
뮤지컬 '캣츠'가 오는 22일 장소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옮겨 지난해 코로나19로 못다한 40주년 기념 무대를 이어간다. 올해 뮤지컬 라인업은 '캣츠' '명성황후' '맨 오브 라만차' '시카고' '위키드'처럼 흥행이 검증된 작품 위주로 짜여졌다.
코로나19로 공연 관람이 원활하지 않았던 2020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다. 공연장 문이 열릴지 닫힐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요즘이지만 공연제작사들은 한가닥 희망을 품고 조심스레 올해 공연 라인업을 내놨다. 예년만큼 떠들썩하진 않지만 신중하게 그리고 검증된 작품들로 무대가 채워질 전망이다. 아직 라인업을 확정하지 못한 제작사들도 많아 현재까지 예정된 공연 수도 예년보다 다소 적다.
■뮤지컬, 흥행 검증된 '안전빵' 작품 위주
올해 공연제작사들은 적극적으로 신작을 무대에 올리기보다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이에 올해 라인업에는 실험적인 신작보다 이미 검증된 인기작이 주로 포진됐다.
뮤지컬 장르의 경우 '맨 오브 라만차', '명성황후', '캣츠' 앙코르 공연을 비롯해 '위키드',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레베카' 등 '제작사를 먹여 살리는 콘텐츠'로 평가받는 작품들이 올 한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새해 첫 작품으로는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지난 2019년 초연 이후 이어진 지난해 앙코르 공연에서 연이어 호평받으며 창작뮤지컬 장르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가운데 다음달 28일까지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맨 오브 라만차'와 '명성황후'는 지난해 개막 예정이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1월로 공연을 연기했다. 두 작품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9일 개막할 예정이다. 여기에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의 내한공연팀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못다한 40주년 기념 무대를 이달 22일부터 이어갈 계획이다.
2월에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2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인기작 '위키드'가 서울 한강진 블루스퀘어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또 3월에는 2007년 초연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 뮤지컬 '쓰릴 미'가 대학로에서 개막하고, 2015년 초연에서 4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팬텀'이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장기 공연을 시작한다. 4월에는 신시컴퍼니의 스테디셀러 작품 '시카고'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객들을 유혹할 예정이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에는 2007년 토니어워즈 8개 부문 수상작인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서울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오르고, '마리 앙투아네트'가 '팬텀'의 바통을 이어 샤롯데에서 화려한 프랑스 궁정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8월에는 토니어워즈 10개 부문 수상작으로 2010년, 2017년 공연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빌리 엘리어트'가 내년 2월까지 대장정에 나선다. 또 연말인 11월에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레베카'가 6번째 시즌 공연을 내년까지 이어간다.
한편 올해엔 몇몇 용감한 신작 공연들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CJ ENM은 팀버튼 감독의 원작 영화를 바탕으로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비틀쥬스'를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6월 선보인다. 쇼노트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이 무산된 기대작 '그레이트 코멧'을 상반기에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또 공연기획사 에스앤코는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록과 재즈를 다채롭게 녹여낸 브로드웨이 신작 '하데스타운'을 8월 선보인다. 이 작품은 2019년 3월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돼 그해 토니어워즈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어 9월에는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이 함께하는 통합 공연 '조선삼총사'가 펼쳐진다.
■연극, 스타 연출가들의 기대작 꾸준히 개막
연극 장르에서는 장진, 조광화, 고선웅 등 스타 연출가들을 중심으로 한 기대작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신작들이 꾸준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먼저 올초에는 지난해 '창작산실'을 통해 개발된 신작 5편이 대학로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8일 '에볼루션 오브 러브'를 시작으로 '달걀의 일', '누란누란', '깐느로 가는 길', '고역' 등이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 무대를 2월까지 채운다.
한편 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장진 감독이 대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 '얼음'이 5년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지난해 국립극단의 창단 70주년 기념 작품으로 예정됐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됐던 '파우스트 엔딩'은 2월 말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조광화 연출이 새롭게 각색해 새로운 공연으로 선보인다. 4월 한달 동안에는 제54회 동아연극상 대상 등 연극계 주요 상을 석권한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재공연된다.
전세계 18개국에서 리메이크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완벽한 타인'을 연극으로 만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등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가 지난 2018년 개봉한 바 있다. 같은 달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 수상작 '스웨트'가 한국 관객들을 만나며, 6월에는 2019년 초연에서 큰 호평을 이끌어냈던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재연 무대에 오른다.
코미디와 서스펜스, 하드보일드 등 세 장르를 엮으며 대학로에서 찐팬 몰이를 했던 옴니버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오른다.
미국 극작가 토니 커쉬너의 대표작으로 1991년 초연 당시 퓰리처상과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을 모두 휩쓴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1월과 12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며 연말 관객들의 발걸음을 이끌 예정이다. 1980년대를 살았던 동성애자들의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2편으로 나뉘어 총 7시간30분간 펼쳐지는 대작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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