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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장조림부터 미역국까지 현관앞으로
동원홈푸드 '더반찬&'

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유자청우엉조림
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감자채햄볶음

참 편한 세상이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요리가 귀찮은 사람도 반찬 걱정은 이제 딴나라 얘기다. 동원홈푸드의 '더반찬&' 모바일 앱에서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날짜에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이 현관에 배송된다. 장조림부터 불고기, 제육볶음, 미역국, 닭개장 등 각종 나물과 반찬, 국이 즐비하다.

'7데이세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총 35가지 반찬 가운데 입맛에 맞는 일주일치 반찬을 5세트, 7세트, 10세트, 20세트로 골라 담으면 된다. 선택이 어려울 경우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간편담기' 기능을 활용해도 좋다. 아내와 초등학생 딸까지 세 식구가 먹을 거라 넉넉하게 10세트에 몇 가지를 추가로 담았다. 감자채햄볶음, 닭개장, 오징어젓, 돈까스&머쉬룸소스, 불고기그라탕, 쇠고기들깨탕, 우렁쌈장, 유자청우엉조림, 충무식오징어어묵무침, 팟카파오무, 우삼겹숙주볶음, 쇠고기미역국, 옛날잡채, 광주별미소고기육전이 주인공이다. 귀와 입에 익숙한 이름이 대부분이지만 낯선 이름도 여럿이다. 서둘러 맛을 보고 싶어진다.

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팟카파오무
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광주별미소고기육전

■미역국, 잡채, 육전으로 차려낸 생일상
새해 첫날은 설, 추석, 결혼기념일과 함께 우리 가족의 4대 명절로 꼽힌다. 바로 아내의 '탄신기념일'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떡국을 끓일 때 내가 미역국을 준비하는 이유다.

흔히 말하는 '요섹남(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와는 거리가 한참이나 멀지만, 나도 '40대 경상도 남자 치고는' 요리를 좀 하는 축에 속한다. 보통은 직접 아내의 생일상을 차리지만 이번에는 '더반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아내는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성의가 없어진다"고 핀잔을 준다. 하지만 연초부터 주방의 '노예'가 되기는 정말 싫다. "요즘은 주문해서 먹는 것도 아주 맛있다"며 아내 달래기에 나섰다.

쇠고기미역국에 갓 지은 밥, 잘 익은 김장김치만 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그래도 명색이 생일상인 만큼 옛날잡채와 광주별미소고기육전을 밥상에 올리기로 했다. 충무식오징어어묵무침과 감자채햄볶음도 추가했다.

육전과 잡채는 프라이팬에서 살짝 데워야 한다. 조리안내서를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파 러버(Lover)' 입장에서 육전에 파채(+양념·참기름)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이 마음에 '쏙~' 든다. 먹어 보면 파채가 존재하는 까닭을 알게 된다. 역시 고기에 파채는 진리다. '이건 술안주 각'이라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었으나 아침식사 자리여서 마음 속에 '참을 인(忍)'을 여러 번 새겨야 했다.

미역국으로, 잡채로, 육전으로 숟가락과 젓가락이 춤을 추듯 바삐 옮겨다닌다. '어라' '허~'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육전을 음미하는 사이 감자채햄볶음은 딸이 독차지했고, 아내는 잡채 접시에 코를 박고 있다. 그나마 오징어어묵무침이라도 내몫으로 남아 다행이다.

'오호라~' 기대 이상으로 매콤하다. 부드러운 오징어와 어묵에 무의 아삭함이 잘 어우러진다. 쪽파가 적은 것이 살짝 아쉽다. 충무김밥을 떠올리는 순간 아내가 김을 꺼냈다. 요리는 잘 못해도 센스는 백점이다. 잘게 썰어 참기름 한 번 두르고 밥을 비벼 먹어도 좋을 듯하다. 다음에도 더반찬으로 생일상을 차릴 용의는 당연히 있다. 다만, 2022년 1월 1일은 아니다. 가정의 평화가 먼저다.

매일매일 새 반찬.. '요린이'어도 괜찮아 [먹어주는 얼굴]
쇠고기들깨탕

■해장에 안성맞춤인 쇠고기들깨탕

둘만의 조촐한 생일파티가 끝나고 남은 것은 숙취가 전부다. 요즘은 '와인이 대세'라는 아내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 실수다. 머릿속도, 뱃속도 온통 뒤틀린 상태다. 쇠고기들깨탕을 준비해두길 잘했다. 해장에 딱이다. 무와 대파, 북어뼈, 다시마, 표고버섯으로 우려낸 야채육수가 시원하다. 고기육수를 싫어하는 아내와 나눠먹을 수 있어 더 좋다. 들깨가루가 들어가 냄새도 좋고, 쇠고기와 느타리버섯, 고사리 등 건더기가 실하게 들었다.

밥 한 그릇을 말았다. 그리고 김치가 아닌, 오징어젓과 유자청우엉조림을 반찬으로 골랐다. 과연 탁월한 선택이었다. 음식의 맛도 맛이거니와 숙취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다른 반찬은 필요없냐"는 아내의 물음에 "술 마신 다음날 여러 반찬을 꺼내는 것은 강호의 도리가 아니"라며 거절의 뜻을 전했다.

딸의 선택은 '아침부터' 돈까스다. 아내는 "우엉조림도 먹어봐. 과일향이 나는데 맛있다"며 '편식방지' 캠페인에 나섰다. 내 의지와 달리 자꾸 돈까스에 눈길이 간다. 대한민국 사람 치고 돈까스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내 모습이 안스러워 보였는지 딸이 "아빠도 하나 먹어보라"며 선심을 쓴다. 그것이 딸의 신축년(辛丑年) 첫 번째 실수였다. 두 개, 세 개, 네 개까지 빼앗아 먹고 말았다. "하나를 얻어 먹은 뒤로는 아주 시선이 꽂혀 있었다"는 아내의 증언이다. 결국 딸을 위해 돈까스를 하나 더 꺼내야 했다.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사실은 클릭 실수였지만) 두 개를 주문한 나의 '선견지명(先見之明)'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저녁 메뉴는 불고기그라탕과 팟카파오무다. 우리집에서 평소 구경하기 힘든 음식들이라 주문 당시부터 제일 궁금했다. 불고기그라탕의 뚜껑을 열어보니 소고기와 치즈, 피망, 버섯 등이 듬뿍 들었다. 누가 봐도 그거다. 반을 덜어서 식빵에 가지런히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2분가량 데우니 영락없는 불고기피자다. "아빠도 맛보세요"라는 말도 없이 딸이 폭풍흡입 신공을 발휘했다. 잠시 후 나머지 반도 같은 길을 갔다.

팟카파오무는 태국식 돼지고기볶음이다. 네이버 검색에 그렇게 나온다. 정작 태국여행을 가서도 먹어본 적이 없다. 아내는 "동남아 스타일의 향이 너무 강하다" "고수가 들어있는 거 아니냐"며 연신 투덜거린다(우리 가족은 모두 고수를 끔찍이 싫어한다). 실제로 바질향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그러나 그 맛은 아주 아주 괜찮다. 특히 비빔밥 재료로 그만이다. 팟카오파무에 밥 한 그릇을 넣고, 고추장 한 숟갈, 참기름 한 숟갈을 추가하면 쓱~쓱~ 비비면 된다, 누구든 한 그릇 또 먹고 싶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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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잡채

■겨울 몸보신은 뜨끈한 닭개장으로
일요일 오후 출근을 앞두고 아내가 아점(아침+점심)상을 차렸다. 더반찬에서 주문한 것들 가운데 우렁쌈장과 닭개장이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았는데 우렁쌈장은 채소쌈을 좋아하는 장인어른의 호출을 받아 벌써 처가로 이사를 갔다.

닭개장은 예상한 맛 그대로다. 유명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덜 자극적이고, 덜 매워서 마음에 든다. 콩나물, 대파 등 야채 건더기가 서운하지 않을 만큼 들었다. 밥 한 그릇 말아서 후루룩 들이키면, 쌀쌀한 날씨에 이 만한 몸보신이 없다. 다른 반찬은 1도 생각이 안 난다. 김치도 없이 5분 만에 뚝딱 해치웠다. 얼마나 허겁지겁 먹었는지 입천장이 다 까졌다. 물 한 잔 마신 후에야 "계란 하나 풀어서 천천히 먹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퇴근 후에는 '나홀로' 저녁식사다. 냉장고를 뒤져보니 오징어젓이 조금 남았다. 뜨끈한 밥을 김에 싼 다음 오징어젓을 올리면 간도 적당하고, 꿀맛이 따로 없다. 한 숟갈, 두 숟갈 먹다보니 오징어젓은 금방 바닥을 드러냈다. 아직 밥은 반 공기나 남았는데 말이다. 이제 동원F&B가 만든 햄 '리챔'이 활약할 시간이다.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 먹으면 반찬으로 이 만한 게 없다. '엄지척'을 두 개 줘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번에는 구운 햄이 남는 바람에 밥을 반 공기나 더 먹었다. 여기저기서 살 찌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더반찬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신선 가정간편식(HMR)입니다. 10여명의 셰프로 구성된 메뉴개발팀이 표준레시피를 만들고, 25명 조리장과 100여명의 조리원이 직접 1000여개 메뉴를 만들어 내죠. 공장이 아닌, 조리센터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과연 동원홈푸드 직원이 자랑할 만하다.
'엄마표'나 '장모님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주 훌륭하다. 주문한 10여가지 음식을 사흘 만에 '싹' 비웠다. 분명 '손맛' 덕분일 게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