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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디젤엔진 퇴출… 현대차 "신규 개발 중단"

친환경 전기·수소차 개발에 집중
기존 디젤 차량은 계속 생산키로

현대차그룹이 더 이상 새로운 디젤엔진을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맞춰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디젤엔진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엔진 개량만 할 예정이다. 그 대신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3일 현대차 관계자는 "신규 디젤엔진을 만들지 않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추세"라면서 "현재 개발된 디젤엔진을 적용한 차량은 생산하지만 새로운 디젤엔진을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연구소의 조직개편을 통해 가솔린과 디젤 파워트레인 연구조직 구분을 없앤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가솔린엔진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

디젤엔진을 적용한 차량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공격을 받아 왔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디젤차의 질소산화물 배출은 가솔린차 대비 28배 많고,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디젤엔진 차량은 퇴출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신규 디젤엔진을 만들지 않는 추세이며, 현대차그룹도 여기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국내 경유차 판매량은 58만8032대로 전년 대비 10.4% 줄었다. 지난해 내수 자동차 시장이 호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다양한 디젤차 퇴출정책이 효과를 거둔 모습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해 11월 디젤연료 가격을 3년 내 휘발유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신규 엔진을 개발하지 않지만 생산은 계속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개발된 디젤엔진이 적용된 차량은 계속 생산한다"면서 "디젤엔진 개량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디젤엔진은 주로 싼타페, 쏘렌토,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장착된다. 다만 이마저도 가솔린을 사용하는 SUV가 증가하며 디젤엔진 적용은 줄어드는 추세다. 자동차 시장의 무게중심이 세단에서 SUV로 급격하게 기우는 중에서도 지난해 디젤차 판매가 줄어든 이유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