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핀테크업체들 여의도로 이전
재택 늘자 마곡·판교에도 둥지
여의도 '증권', 강남 '정보기술(IT)' 등 전통적인 오피스권역의 지역별 업종 특성이 옅어지고 있다. 향후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와 IT인프라 및 공유오피스 확장 등으로 이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14일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사 컬리어스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오피스권역의 산업별 특성이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서울 강북 도심은 대기업 및 금융, 강남은 IT, 여의도는 증권사로 업종별 특성이 뚜렷했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임차 혜택이 좋은 곳으로 이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오피스 공급이 부족한 강남권역 대신 신규 공급이 몰려있는 여의도권역으로 이동하는 IT 관련 임차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IT업체 중에서도 핀테크업체의 이동이 많은 편이다. P2P업체 렌딧은 최근 도심권이었던 종로타워에서 여의도 포스트타워로 이전했다.
앞서 P2P업체 8퍼센트와 어니스트펀드도 여의도로 이동한 바 있다. 모바일 자산관리플랫폼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 레이니스트도 여의도 파크원 타워1을 임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는 IT에 속하지만 금융권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만큼 금융권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여의도로 이동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3대 권역 오피스를 벗어나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주요 권역에는 대규모 사옥입지로 가능한 임차가능 매물이 줄면서 좀 더 넓은 곳을 찾는 수요에 적합한 판교나 마곡 등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증가해서다.
지난해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은 강남권역을 떠나 판교테크노밸리 오피스로 본사를 이전했다. 강남교보타워에 위치한 두산중공업도 분당 정자동 신사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2022년 완공예정인 판교글로벌 R&D센터로 옮긴다.
특히 판교는 4대 오피스권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강남권역 테헤란밸리 다음으로 테크 관련 임차기업이 많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 회사 JLL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판교권역에서 A급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0.1%에 불과했다.
동기간 도심권(15.0%), 여의도(6.7%), 강남(3.5%) 등 서울 3대 오피스 권역의 공실률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올해 판교 제2테크노밸리가 완공되면서 판교권역은 기존 주요 3대 권역과 같은 독립된 오피스권역으로 확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어스 장현주 부장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의 증가, IT인프라 및 공유오피스의 확장 등으로 주요 오피스권역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도심, 여의도, 강남 3개권역이 다른 대체 서브마켓들로 확장되면서 분산화는 계속 진행되고, 산업군별 특성도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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