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유동성에 경기개선 기대감
비우량채 투심 회복 기관자금 몰려
회사채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신용등급 A급 이하 기업들이 낙수효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우량채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BBB급 기업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 자금이 몰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라홀딩스(A0), 신세계푸드(A+), 롯데글로벌로지스(A0), LS전선(A+) 등 A등급 이하 기업들은 올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치의 수 배에 달하는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우량채에 기관 자금이 집중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했지만 올해 1~2월은 다른 분위기다. 코로나19 백신 효과와 경기개선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비우량채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한라홀딩스가 지난달 25일 1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총 6850억원의 기관 자금이 들어왔다. LS전선이 같은 달 2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96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목표치(1000억원)의 10배에 가까운 규모다.
신세계푸드도 같은 달 1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치(800억원)의 4배에 가까운 38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이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림(A+) 등도 모두 목표치를 뛰어넘는 기관 뭉칫돈이 몰렸다. 허영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 및 양호한 수급환경,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기구(SPV) 등 정부의 지원책 연장 효과"라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SPV의 지원에도 전략 미매각을 맞았던 두산인프라코어(BBB)는 지난 26일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1100억원 모집 목표에 2860억원의 기관 자금이 들어왔다.
이러한 A급 이하 회사채 강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채권 전문가들은 점점 축소되는 크레딧 스프레드에 주목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회사채 금리와 국고채 금리 간 차이로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다는 것은 회사채를 찾는 기관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만큼 회사채 가격이 상승(채권금리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AA등급 크레딧 스프레드는(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0.424bp(1bp=0.0.1%포인트) 였으나 지난달 29일 0.316bp로 축소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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