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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까 말까’… 롤러코스터 증시에 가슴 졸이는 주린이들

코스피 3000선 회복했지만
고점 기준 손실 입은 개인 많아
대형주도 하락…삼성전자 14%↓
개미 ‘팔자’ 고객예탁금 2조 감소
일부는 증시 회복 믿고 버티기

‘팔까 말까’… 롤러코스터 증시에 가슴 졸이는 주린이들
"하루하루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다. 하루에 한달 월급 수준의 투자금이 빠지는걸 보면서 매도 타이밍을 놓친 것이 아닌가 걱정이 크다."(30대 직장인 박모씨)
지난 달 코스피가 막판 4일 연속 하락했지만 2월 들어 상승 반전하면서 '주린이(주식+어린이)'들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첫 하락장을 경험한 주린이들의 경우 이번 하락이 일시적인 것인지, 추세적인 하락의 전조인지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식을 팔아야할지 버텨야할지 고민이 크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32(2.7%)포인트 오른 3056.53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3.03%(92.84) 하락한 2976.21로 마감하며 3000선 아래로 이탈했지만 이날 상승 반전하며 분위기를 되살렸다.

코스피가 소폭 상승하면서 초보 개미들은 일단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원금을 손실한 개인들도 많은 상황이다. 이날 기준 코스피는 지난 25일 종가 3208.99 대비 152.12포인트, 장중 고점인 지난 11일 3266.23 대비 209.36포인트 하락한 상태기 때문이다.

대형주들도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장중 최고치인 9만6800원 대비 14.26% 하락한 8만3000원대다. 종가 기준 9만1000원과 비교해도 8000원 이상 하락했다. 현대차도 11일 장중 최고치 28만9000원 대비 17.47% 하락한 23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각각 1.22%, 4.15% 상승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 다소 낮은 상황이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폭이 크자 1월 한 달간 약 26조원의 주식을 사들인 개미들도 갈팡질팡하는 모양새다. 하락 때 그동안 비싸서 못 샀던 종목을 할 기회라며 '줍줍'을 하는 개인들과 이제부터 본격적인 하락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에 다급히 매물을 파는 개인들로 나뉜다.

올해 주식을 시작한 직장인 박모(36)씨는 "사들인 주식의 수익률이 지난주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면서 "추가로 더 사들여 '물타기'를 하고 싶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현금을 다 넣어 추가 매수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개인은 7827억원을 팔며 주식을 내던졌다. 고객 예탁금도 줄고 있다. 70조에 달했던 예탁금은 1월 28일 기준 68조3290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조8911억원 감소했다.

반면 이번 하락장이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버티기에 들어간 개미들도 있다. 지난해 9월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기술주가 거품이 꺼지고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증시 랠리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주가는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많은 데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기업 실적 등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해 주가가 급락할 우려가 적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과열 증후가 나오며 주가가 일부 하락한 가운데 빚투를 한 투자자들은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코스피가 3000대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추가 호재가 나와야 다시금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