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에서 소프라노 강혜정씨가 'Song To the Moon'을 부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KBS '열린음악회' 제작진이 음악 선곡과 관련해 특정한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혹에 대해 "안타깝다"며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멈추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음악회'의 마지막 무대로 소프라노 강혜정이 '송 투 더 문(Song to the moon)' 를 열창했다.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에 등장하는 아리아로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서도 사용됐다. 열린음악회 측은 이날 자막으로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중 '송 투 더 문'이라고 표기했다.
선곡과 관련해 정치 편향이 제기된 이유는 마침 이날이 문재인 대통령의 69번째 생일이었다는 것이다. '달에게 바치는 노래'로 번역되는 '송 투 더 문'은 인어의 모습을 한 루살카가 달에게 왕자를 사랑하는 자신의 고뇌를 전하는 노래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은 '달님'으로 통한다.
특히 이 노래가 지난 5년간 단 두 번 방송됐는데, 두 번 모두 '열린음악회'였고, 공교롭게 문재인 대통령 생일 전후 방송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편향 논란이 지적됐다. 한 번은 문 대통령의 생일인 2021년 1월 24일이었고, 다른 한번은 2019년 1월 27일이었다.
'열린음악회' 제작진은 2일 "1월 24일 '열린음악회'에서 방송된 모든 곡 역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연자의 레퍼토리를 존중하여 제작진과의 협의를 통해 선정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주제를 벗어나는 어떠한 의도도 개입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멈추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삽입곡인 ‘송 투 더 문’은 그동안 '열린음악회'에서 여러 번 연주된 바 있으며 영화음악 중에서도 매우 대중적이고 친숙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KBS 열린음악회 제작진의 입장문 전문이다.
저희 제작진은 무엇보다 '열린음악회'를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예기치 못한 논란에 안타까운 심정을 밝힙니다.
'열린음악회'의 선곡 과정은 먼저 해당 출연자에게 회차별 주제를 전달하고 이에 맞는 선곡을 여러 곡 의뢰합니다. 이 중 주제에 걸맞고 전체 분위기에 부합하며 방송 편성 길이에 적절한 곡이 선정되기까지 제작진과 출연자가 협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의 방식입니다.
지난 1월 24일 방송된 '열린음악회'는 시청자 여러분께 귀에 익은 영화음악을 들려드림으로써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자는 취지로 마련되었습니다.
출연하게 된 소프라노 강혜정씨로부터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과 영화 '오페라의 유령' 삽입곡을 전달받았으나, 다른 가수 분이 '타이타닉' 주제곡을 부르게 되어 추가로 다른 곡 선정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강혜정씨는 영화 '오페라의 유령' 중 ‘Think of me’, 영화 '전망 좋은 방' 중 ‘O mio babbino caro’, 그리고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중 ‘Song to the moon’ 등 세 곡을 전달해왔고 제작진은 전체 편성 길이를 고려해 영화 '오페라의 유령' 삽입곡과 함께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중 ‘Song to the moon’을 최종 선곡 선곡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삽입곡인 ‘Song to the moon’은 그동안 '열린음악회'에서 여러 번 연주된 바 있으며 (509회/2003년 8월 24일 방송, 673회/2007년 1월 14일 방송, 786회/2009년 4월12일 방송, 803회/2009년 8월 9일 방송, 1228회/2019년 1월 27일 방송 등) 영화음악 중에서도 매우 대중적이고 친숙한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지난 1월 24일 '열린음악회'에서 방송된 모든 곡역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출연자의 레퍼토리를 존중하여 제작진과의 협의를 통해 선정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주제를 벗어나는 어떠한 의도도 개입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또한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멈추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앞으로도 '열린음악회'는 아름답고 좋은 음악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다가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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