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검토하겠다" 이틀만에 하이닉스 노사 성과급 제도 개선 첫 협의

생산직 노조 먼저 협의테이블 차려
성과급 제도 개선 여부 관심

"검토하겠다" 이틀만에 하이닉스 노사 성과급 제도 개선 첫 협의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 및 임직원들이 지난 1일 SK하이닉스 이천 M16 팹 준공식에 참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논란이 불거진 SK하이닉스의 4일 노사가 만나 제도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이달 초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경영진이 "곧 자리를 마련하고, 필요하면 제도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처음 열리는 자리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노사는 중앙노사협의회를 통해 초과이익성과급(PS)에 대해 4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협의회에는 현재 3개 노조 가운데 이천, 청주 공장의 전임직(생산) 2개 노조가 참석하고, 기술사무직 노조는 불참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 청주 전임직(생산) 노조 측에서 회사에 관련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다"며 "회사가 이를 받아들여 만남이 성사됐다. 아직 회사 측에선 누가 참석을 할 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PS 산정 기준 및 공개 범위, 최태원 SK그룹 회장 반납 연봉 활용 방안 등이 노사의 첫 협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회사는 올해 성과급 규모를 기본급의 400%로 확정하고 이날 각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상태다.

이석희 사장도 전날 전날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지난주 PS 공지 이후 불만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충분히 미리 소통하지 못했던 점, PS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대표로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회사 측은 최근 PS 지급 규모인 400%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외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된 데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이 대규모 경력사원 채용 계획을 공개하면서 핵심 인력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인 가운데 첫 협의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노조 측은 이번 기회에 사측이 그동안 비공개로 일관했던 PS 산정 기준을 투명화하고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올해부터 PS 예상 규모와 범위 등을 사전에 소통하도록 하겠다. 2021년 성과는 빠른 시일 내에 공유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PS 산정 기준에 대해선 "대외비로 공개가 어렵다"고 했다.

최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를 통해 받은 연봉을 모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 또한 이번 협의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기준 최 회장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은 30억원으로, 지난해 총 연봉과 성과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30억원 기준 2만8000여명인 직원 수를 감안하면 1인당 10만원 남짓으로, 실효성이 크지 않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 사측은 고심 중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임직원에게 연봉의 20%(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전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연봉의 최대 50%를 받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성과급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