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엠트론 회장
[파이낸셜뉴스] 최근 LS 총수일가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필수 요건인 ㈜LS 지분을 사고 팔며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으로의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또 이후 10여년 뒤 구자은 회장을 끝으로 2세 경영의 막을 내리는 LS그룹은 3세들을 경영전면에 배치하며 세대교체를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0년주기 사촌경영, 차기는 구자은 시대
9일 재계에 따르면 LS엠트론 회장인 구자은은 LS그룹의 차기 총수로 유력하다. 이미 구자은 회장은 2019년부터 국내외 행사에 LS그룹 대표로 참석하며 LS엠트론 일보다는 지주사 LS 전반을 두루 살피고 있다. 구자은 회장은 현재 LS 내부 조직인 미래혁신단 단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전략인 디지털 경영을 책임지며 다음 총수로서의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분도 총수 일가 중에 제일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은 회장은 현재 ㈜LS 지분 3.63%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있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故)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이 2003년 LG그룹에서 전선·금속부문을 따로 분리해 만든 회사다. 삼형제는 사촌들이 돌아가면서 회사를 이끌기로 합의하고, 초대 회장으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을 올렸다. 이른바 '사촌경영'이다.
구자홍 회장은 10년간 그룹을 이끌다 2012년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10년주기 사촌경영' 원칙대로라면 다음 차례는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된다. 구자열 회장 임기가 10년째 되는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구자은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구자은 회장이 구자홍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과 함께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통행세'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회장 취임에 변수로 남았다.
구동휘 E1 전무
■3세 세대교체 향해 지분 '사고 팔고'
재계는 LS그룹이 향후 10년 뒤 구자은 회장을 끝으로 2세 경영을 마무리짓고 3세 세대교체로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스트 구자은'이자 3세 경영의 첫 주자로는 구평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E1 전무가 거론된다.
구동휘 전무는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현재 가문 내 3세 중 가장 많고, 구자은 회장과도 0.64%포인트 차에 불과한 2.99%를 보유하고 있다. 구동휘 전무는 우리투자증권 입사 이후 ㈜LS, LS산전 등 주력사로 자리를 옮기며 사원부터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반면 LS그룹 초대 회장을 지낸 '큰 어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올해 들어 갖고 있던 LS주식을 계속 처분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은 기존 1%에서 0.06%까지 낮아졌다.
구자홍 회장은 LS전선아시아과 예스코홀딩스 주식 전량을 모두 팔기도 했다.
같은 구태회 명예회장 집안 사람이자 구자홍 회장의 조카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은 주식 매수로 지분율을 1.55%까지 늘리면서 구동휘 전무와 함께 3세 경영구도를 만들고 있다.
일각에선 구자은 회장에게 아들이 없는 상황에서 구동휘 전무와 구본혁 사장 등이 이끌 3세 경영체제에선 그간의 사촌경영이 아닌 계열분리를 통한 다른 형태의 LS그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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