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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7번방의 선물’의 형사재판 절차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7번방의 선물’의 형사재판 절차


영화 ‘7번방의 선물’(감독 이환경)은 2013년에 개봉하여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입니다.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 구역인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부녀간의 애틋한 사랑이 눈물겹습니다. 독특한 착안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단연 돋보입니다.작품 속에서, 어린이에 대한 강제추행죄, 살인죄 등의 누명을 쓴 용구(류승룡 분)는 형사재판을 받습니다. 영화는 재미를 위해서 형사재판 절차를 실제와 다르게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형사재판 절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형사재판이 진행되려면 사건에 대해서 충분한 수사를 한 후에 검사가 피의자를 기소해야 합니다. 기소는 원칙적으로 검사만 할 수 있습니다. 수사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므로 구속 수사를 하려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검사는 수사를 통해서 범죄혐의가 인정되면 피의자를 기소하고, 범죄혐의가 없으면 피의자에 대해서 불기소 처분합니다. 불기소 처분을 하면 형사재판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불기소 처분된 사건에 대해서 항고하거나 다시 고소, 고발할 수도 있습니다.피의자가 기소되면 명칭이 ‘피의자’에서 ‘피고인’으로 바뀝니다. 민사, 행정재판 등에서 ‘피고’라고 칭하는 것과 구분하여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으로 칭합니다. 영화에서 ‘피고인’을 ‘피고’라고 하거나 ‘피고인석’을 ‘피고석’으로 한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7번방의 선물’의 형사재판 절차


기소된 피고인은 수사 받을 때와 다른 새로운 사건번호를 부여받고 형사재판을 진행할 재판부를 배정받습니다. 1심 재판은 단독판사가 담당하지만 사형, 무기 또는 단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 등은 판사가 3명으로 이루어진 합의부에서 재판합니다. 2심 재판은 모두 합의부에서 담당합니다.살인죄의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용구는 1, 2심 모두 합의부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재판장이 사건번호와 피고인을 호명하면 대기하고 있던 피고인은 피고인석으로 이동합니다.재판장은 먼저 피고인에게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진술거부권 등을 고지합니다. 그리고 피고인의 이름, 주민번호, 직업, 등록기준지 등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합니다.인정신문이 끝나면 검사는 공소장에 기재된 피고인의 범죄사실 등을 낭독합니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공소장의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진술합니다. 검사와 변호인은 좌석에서 일어나 진술하지만 영화처럼 법정 안을 걸으면서 진술하지는 않습니다.검사와 변호인의 진술이 끝나면 증거조사를 합니다. 피고인을 기소할 때는 범죄사실이 기재된 공소장만 법원에 제출하므로 증거조사 할 때 비로소 수사했던 기록과 증거들이 재판부에 제출합니다.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증거에 동의하면 증거조사는 끝납니다. 그렇지만 공소사실을 부인하거나 증거에 부동의하면 증인신문, 감정, 검증 등을 통해서 증거를 조사합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7번방의 선물’의 형사재판 절차


증거조사가 끝나면 피고인을 피고인석에서 증인석으로 이동하게 하여 피고인 신문을 할 수 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 신문 후에 피고인에 대한 구형을 하고, 변호인과 피고인이 최후 진술을 하면 변론이 종결됩니다. 그리고 선고기일을 지정하여 판결을 선고합니다. 선고기일에 피고인은 출석하여야 하지만 변호인은 통상적으로 출석하지 않습니다.재판도 수사와 마찬가지로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구속 재판을 합니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교도소에 수감되고,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이어서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구치소에 수감됩니다. 구치소에 기결수, 교도소에 미결수가 수감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무고함에도 사형을 선고받아 집행당한 용구는 재심을 통해서 억울한 누명을 벗습니다.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누명은 벗었지만 용구는 세상에 없습니다. 재심을 통해서 때늦게 실현되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닐 수 있습니다. 시의성은 실현되는 정의에서도 필요합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7번방의 선물’의 형사재판 절차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