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1월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있는 비디오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 매장 모습. 2021.02.18.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금융권을 뒤흔든 '게임스톱'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거래량이 크지 않은 동시에 공매도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종목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먹잇감이 돼 제2, 제3의 게임스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게임스톱 사태가 쉽게 반복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집단매수를 통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경험을 했고 △게임스톱처럼 기관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숏베팅한 종목들이 시장에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증시 전략가는 "최근 몇년간 낮은 회전률과 높은 집중도가 지속되는 패턴이 나타났는데 이로 인해 한 펀드의 문제가 시장에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는 위험이 커졌다"고 분석하며 공매도 비중이 높아 개인투자자들의 반(反) 공매도 대상이 될 수 있는 38개 종목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베드베스앤비욘드(BBBY), 리간드파마슈티컬(LGND), AMC네트웍스(AMCX), 내셔널베버리지(FIZZ), 선파워코퍼레이션(SPWR), 비욘드미트(BYND) 등이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베츠에서 열광하는 종목은 나름의 기준이 있다"며 제2의 게임스톱 사태가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게임스톱 사태의 진원지인 월스트리트베츠는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갤러리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곳에서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공개적으로 지목한 뒤 이를 다 함께 쓸어 담는 방식으로 게임스톱 주가를 단기간에 급등시켰다. 18달러였던 주가가 3주 만에 483달러까지 치솟았고 이 회사 주식을 공매도하던 상당수 헤지펀드에 1000억달러(약 110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혔다.
WSJ는 최근 월스트리트베츠에 올라온 수백만건의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고(일반적으로 주당 25달러 이하)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 반 공매도 대상이 됐다 분석했다. 주가가 낮으면 대규모로 매집할 수 있고 거래량이 적으면 단기간에 주가 급등락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행에 따라 단기투자하는 한국의 서학개미들에게 투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 게임스톱, 애플, 처칠캐피털IV, 이항, 바이두, AMC 순이다. 게임스톱 뿐 아니라 골드만이 제2의 게임스톱이 될 수 있다고 지목한 AMC도 포함됐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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