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전파’ 가장 심각한 문제...‘강력규제 필요’ 57.2%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들의 유튜버 활동에 대한 인식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파이낸셜뉴스] 유튜브가 소위 ‘갓튜브’라 불릴 정도로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 즉 ‘유튜버’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유튜버들이 제작한 일부 콘텐츠는 지상파 TV 시청률 부럽지 않은 높은 조회수를 올리며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는 경우도 있고, 전문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미디어 생태계에 긍정적 기여를 하는 ‘유튜버’도 적지 않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조회수·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이고 품질 낮은 콘텐츠를 만든다거나, 근거 없는 허위정보를 퍼트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유튜버’ 소식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에서는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즉 ‘유튜버’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온라인 설문조사로 알아보았다. 구체적으로, ‘유튜버’로서 갖춰야 할 자질,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 유형별 심각성, 직업으로서 ‘유튜버’에 대한 인식, ‘유튜버’가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 ‘유튜버’에 대한 규제와 윤리 교육 필요성 등의 내용을 조사하였다.
연예인, 정치인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들이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유튜브 이용자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4개의 보기를 제시하고 자신의 생각에 가장 가까운 것을 택일하게 한 결과, 부정적인 쪽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방송처럼 불특정 다수가 아닌 원하는 사람에게만 노출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를 택한 사람은 8.9%로 소수에 그쳤으며, ‘법적 처벌, 방송 정지 등 이미 충분한 제재를 받았기 때문에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은 그들 자유다’(17.7%)를 고른 비율도 20% 미만이었다.
이에 비해, ‘규제는 어렵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5.8%를 차지했으며, 여기서 더 나아가 ‘그런 사람들이 유튜버로 활동할 수 없도록 규제를 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도 4명 중 1명꼴인 27.6%로 나타났다.
유튜브 이용자들이 ‘유튜버’를 직업으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튜버’를 독자적인 직업과 취미·여가활동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보는지를 택일하게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70.6%가 ‘유튜버’를 취미나 여가활동보다는 독자적인 직업에 가깝다고 답했다.
요즘은 별도로 직업이 있으면서 전업 ‘유튜버’만큼 활발하게 유튜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몇 가지 직업을 제시하고 그 각 직업 유형 종사자들이 ‘유튜버’를 겸업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물어봤다.
조사 결과, ‘정치인’에 대해서는 ‘유튜버’ 겸업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63.2%(매우 부정적 23.7%, 약간 부정적 39.5%)로 긍정 평가(36.8%)보다 26.4%포인트더 많았으며, 반대로 의사, 변호사, 과학자 등의 전문가들이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 쪽 평가가 절대다수(88.3%: 매우 긍정적 32.0%, 약간 긍정적 56.3%)를 차지했다.
언론인과 공공영역 종사자(교사, 공무원 등)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 평가 비율이 엇비슷하게 56% 대 44% 정도였으며, 연예인의 경우 긍정 쪽(69.6%)이 부정(30.4%)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9년 12월에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 직업 1위 운동선수, 2위 교사에 이어 ‘유튜버’가 3위에 올랐고, ‘유튜버’의 순위는 전년도(5위) 대비 두 단계 오른 결과이다.
이와 같이 ‘유튜버’가 초등생 희망 직업 상위권에 오른 것에 대해 응답자들이 어떠한 입장인지를 알아본 결과, 우려스럽다고 답한 사람들이 71.7%로 다수를 차지했다(매우 우려스러움 17.1%, 약간 우려스러움 54.6%).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 유형별로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비율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유튜버’ 자질 중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을 가장 중요하게 꼽아
유튜브 이용자들이 ‘유튜버’의 자질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유튜버’가 갖춰야 할 자질에 해당하는 8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어느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4점 척도(1점: 전혀 중요하지 않음, 4점: 매우 중요함)로 답하게 했다.
다수 항목에 있어 ‘전혀 중요하지 않음’과 ‘별로 중요하지 않음’을 고른 비율이 소수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 항목 간 차이를 좀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매우 중요함’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을 구해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8개 가운데 가장 많은(78.0%) 응답자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항목은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허위정보/가짜뉴스 유포 않기)’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약간 중요함’을 선택한 비율은 19.7%로, 둘을 합쳐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을 ‘유튜버’ 자질로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97.7%에 이른다.
‘내용에 대한 사실 검증’ 다음으로는 혐오표현 자제, 초상권 등의 인격권 보호를 포함하는 ‘타인에 대한 존중’(70.2%), 조회수 미끼용 자극적·선정적 콘텐츠 생산 자제에 해당하는 ‘도덕성/윤리의식’(69.3%), 저작권, 지적재산권 보호와 같은 ‘타인의 창작물에 대한 존중’(65.6%)이 뒤를 이었다.
콘텐츠 자체의 흥미성(57.1%), 전문성(54.9%), 독창성(52.9%)이 50%대 초중반 비율을 보인 가운데,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내지 자주 업로드하거나 댓글 등을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등의 ‘성실성’(42.4%)은 8개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매우 중요”를 선택한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 중 ‘가짜뉴스 전파’를 가장 심각하다고 답해
유튜브 이용자들이 ‘유튜버’의 어떤 행동을 매우 부적절한 유형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일부 ‘유튜버’가 구독자수나 조회수 올리기, 돈벌이 등을 목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례들을 총 6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어느 정도로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4점 척도(1점: 전혀 문제될 것이 없음, 4점: 매우 심각한 문제임)로 답하게 했다.
다수 항목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 없음’과 ‘별로 문제될 것 없음’을 고른 비율이 소수에 그쳤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임”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했다. 가장 많은(87.0%) 응답자들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한 ‘유튜버’ 관련 사회문제는 ‘가짜뉴스 전파’ 즉,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해당 내용을 포함시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포하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약간 심각한 문제임’으로 답한 응답자는 11.1%로 확인됐다. 결국, 둘을 합쳐 ‘유튜버’의 ‘가짜뉴스 전파’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은 98.1%에 이른다.
‘가짜뉴스 전파’와 함께 80%가 넘는 응답자들이 “매우 심각”을 선택한 문제로는 ‘어린이나 장애인 등 약자 착취’(82.7%)가 있었다.
그 뒤를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출소 후 라이브 중계,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와의 영적 대화와 같은 ‘유명인 및 알려진 사건 악용’(74.0%), ‘일명 “벗방”으로 불리는 노출 방송’(65.1%), ‘안전수칙 지키지 않은 위험한 체험’(64.8%)이 이었다. 이에 비해, ‘뒷광고’, 즉 업체의 협찬을 받고도 광고 표시를 하지 않은 기만행위를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44.3%에 그쳤다.
■‘유튜버’와 유튜브 채널에 대해 “더 강력한 규제 필요하다” 57.2%
‘유튜버’ 혹은 그들이 운영하는 채널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이들을 규제해야 한다고 보는 근거로 ‘유튜버’가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응답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유튜브 이용자 유형 6가지를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유튜버’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는다고 생각하는지를 4점 척도(1점: 전혀 영향력이 없음, 4점: 매우 큰 영향을 미침)로 답하게 했다.
‘매우 큰 영향을 미침’을 기준으로 결과를 보면, ‘나 자신’, 즉 응답자 자신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6.2%의 비율을 보였고, ‘내 주변 사람들’(11.1%), ‘노년층’(20.2%), ‘일반적인 유튜브 이용자들’(21.6%), ‘유아/아동’(62.1%), ‘청소년’(66.6%) 순으로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과 유아/아동에 대해서는 그 비율이 다른 이용자 대상 유형들에 비해 3~10배 가량 더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이 특징적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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