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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게임사 연봉배틀? 같은 ICT인데 통신사는 웁니다

통신사 임금인상 지지부진
게임사들 800~1500만원 전 직원 임금인상과 대조
신사업 근간 통신산업 인재 유출 우려

네카라쿠배·게임사 연봉배틀? 같은 ICT인데 통신사는 웁니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고수준의 연봉을 영위하던 통신사 직원들이 최근 인터넷, 게임, 스타트업 업계의 연봉인상 행렬이 이어지자 상대적 박탈감을 겪고 있다. 통신사 '연봉킹'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산업으로 그 자리를 넘겨주는 모양새다. 통신업계에서 인터넷, 게임, 스타트업 업계로 대규모 인재 유출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어 심각한 인력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통신사 직원들의 연봉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LG Way(LG의 경영철학) 中' 이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스타트업 직방의 초봉은 6000만원인 반면 LG유플러스의 9년차 직원의 연봉이 5400만원으로 600만원이 적다. 이 게시물의 글씨체가 '엘지스마트체'이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는 내부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시물에서는 LG U+에서 회사 내, 외부 보상경쟁력 수준과 개선 방향을 마련하고자 노사공동으로 약 10개월간 분석과 토론을 진행하기 위해 임금체계 개선연구회가 발족했는데 그 조사결과 연봉을 108만원 인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넷마블, 넥슨, 컴투스, 게임빌에서 전 직원 연봉을 800만원, 크래프톤에서 1500만원, 조이시티에서 1000만원을 인상키로 한 게임사들의 최근 행보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에서도 성과급 관련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SKT는 300만 복지포인트를 전 직원에 지급하고 노사합동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한 세부 지표를 만들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단락 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노조가 이달안에 소급분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최장복 KT노조 위원장이 14대 집행부 임기를 시작했는데 복지포인트·자기계발비 인상, 승진적체 해소 등을 주요 과제로 내걸 정도로 성과급과 승진적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네카라쿠배 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라는 취업 관련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이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하고 있는데다 게임사까지 연봉 인상을 잇따라 단행하면서 같은 ICT 기업인 통신사들이 인재에 투자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통신산업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신사업의 근간이 된다"라며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부는 시기에 그 어느 때보다 통신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직원 복지가 월등한 인터넷, 게임, 스타트업 업계로 인재 유출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