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수요 2023년 돼야 회복
LCC 통합·신생사 매각 등
항공업계 구조 개편 불가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영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LCC발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스타항공 등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항공사들이 추가 매물로 나오는 가운데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 항공사를 눈여겨보고 있는 잠재 인수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매각을 계기로 LCC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의 핵심이 되는 여객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LCC들이 고정비 등 부담으로 이제는 버티기마저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저조한 여객수요의 반등 시점이 관건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유로운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백신 효력에 대한 의구심이 완화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본격적인 업황이 회복되는 시점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JC파트너스와 코차이나는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 LCC 업계에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서비스 캐리어(HSC)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HSC는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LCC의 중간 개념이다. 기존 LCC와 다르게 인천~로스앤젤레스(LA) 등 중장거리 노선에도 취항하고 화물사업에도 진출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무적 충격이 가장 적은 항공사"라면서 "좌석은 FSC를 추구하고, 비용은 LCC를 추구한다. 넓은 좌석에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LCC 업계가 최악의 실적을 낸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완화될 때까지 버티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33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진에어는 1847억원, 에어부산은 1970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LCC 전체로 보면 1년 새 1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LCC 업계의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매각 의지를 밝힌 곳이 5~6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정부의 항공업계 구조 개편 의지에 따라 통합을 준비 중이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매각설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LCC들이 화물기를 보유하지 않은 탓에 이 같은 연쇄 구조조정 흐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대형항공사는 화물 운송으로 저조한 여객수요에 대처하고 있지만 LCC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여객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뾰족한 수가 없다"며 "추가적인 LCC 매물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