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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서울엔 왜 車서비스 복합단지 없나

[특별기고] 서울엔 왜 車서비스 복합단지 없나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와중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산업이 있다. 바로 자동차산업이다. 지난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자동차 산업 월간동향'에 따르면 전년동기 대비 자동차 생산은 24.9%, 내수 18.4%, 수출 29.5%가 각각 증가했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5위, 국내 등록 차량은 2020년 기준 2400만대를 넘어섰다. 그중 서울시에는 전년 대비 3만여대 증가한 315만여대의 자동차가 등록됐다.

경제불황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며 비약적으로 성장해온 자동차산업과 비교해 신차 판매 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업을 총칭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특히 자동차 애프터마켓 사업 중 하나인 매매·정비·검사업을 하고 있는 서울시의 많은 사업장이 노후화돼 고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혐오시설로 낙인돼 있지만 증·개축 등 시설개선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차량 등록대수는 계속 증가하는데도 정비업 사업자 수는 최근 5년 사이 10% 이상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으며 도심의 높은 임대료, 건축물 개발 등으로 인해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15년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면서 영세 자동차 서비스 사업자들은 산업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중심이 돼 자동차 관련시설 등의 집단화된 서비스 복합단지를 구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는 자동차 등록·매매·정비뿐 아니라 교육시설, IT, 문화 및 환경규제에 따른 재제조 유통, 폐기물 처리 등을 아우르는 테마파크다. 소비자 편의성 증대는 물론 자동차 문화를 육성·발전시키는 국가시책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근거 마련에도 시행령 개정 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지금까지 별다른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2020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 시행에 따라 도시관리계획으로 묶여 있던 기존의 자연녹지 지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해 개발을 제한, 자동차서비스산업 복합단지 추진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미 해외에서는 독일의 아우토슈타트, 일본의 메가웹 등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 유형의 자동차 테마파크가 활발하게 조성돼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 개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수원자동차 복합단지 '도이치 오토월드'는 지역 내 소상공인이 대거 참여하며 대기업과 지역 소상공인 간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도이치 오토월드' 설립으로 새로운 일자리 7000여개,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 취득세 103억원 등의 세수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 전기차 등의 등장으로 자동차산업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서울시가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를 추진할 적기가 될 수 있다. 시에서 지정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중 토지개발 및 건축이 유연한 부지에 대해 지정 완화조치 후 복합단지 개발 조성을 진행해 도심지역의 새로운 자동차서비스산업 복합단지 거점을 조성하거나 시가 보유·운영 중인 공영차고지 등을 복합단지로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서울시도 더 늦기 전에 자동차 복합단지를 구축해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 성장 기반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 권익 증대를 모색해야 한다.

황인환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