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의 부인 배우 윤정희씨.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가 딸과 남편에게서 방치됐다고 주장한 윤정희의 동생들이 프랑스에 이어 한국에서도 윤정희의 후견인 지위를 놓고 윤정희 딸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견인은 법원이 지정한 범위 안에서 신상과 재산, 상속에 관한 권한을 갖는다. 윤정희의 후견인은 그의 신상을 보호하면서 국내 재산도 관리하게 되는데, 윤정희 명의로는 아파트 2채와 다수의 예금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문화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21단독 재판부(장진영 부장판사)는 윤정희 딸 백진희씨(44)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에서 윤정희 남동생 손모씨(58)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지난 8일 참가인 자격 참여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윤정희 동생들은 앞으로 법원에서 진행될 후견인 선임 절차에 정식으로 참여하게 됐다.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법정에서 진술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툴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앞서 손 씨는 지난 4일 재판부에 참가신청서를 내고 조카딸 백씨가 프랑스에서 윤정희를 보호하고 있지만 재산 및 신상 보호와 관련해 부적절한 점이 있어 최선의 후견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 측 관계자는 "윤정희 동생 5명을 대표해 국내에 있는 셋째 동생이 참가인으로 사건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향후 재판부에 의견서를 내고 후견인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윤정희의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재판부는 감정 결과가 도착하면 내용을 검토해 심문기일을 열게 되는데, 딸 백씨 측과 동생들의 의견을 듣고 후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별개로 프랑스에서는 딸 백씨가 윤정희의 후견인으로 확정됐다.
윤정희 동생들은 딸 백씨가 낸 후견인 심판 사건에서도 이의를 제기했지만, 프랑스 파리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최종적으로 딸 백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윤정희 동생들은 딸 백씨 및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 측과 후견인 지정 등을 놓고 갈등 중이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해외 연주 등에 늘 동행하며 '잉꼬부부'로 유명했기에 이번 논란은 문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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