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성현 D3컴퍼니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우리 삶은 근본적인 부분까지 많은 것이 변했다. 2020년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언택트(비대면)'가 아닐까 싶다. 오프라인에 있던 많은 것들이 온라인·모바일로 옮겨갔다.
취업 준비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그 흔한 취업 스터디도 오프라인으로 하기 힘들어졌고, 집합 금지 때문에 그 흔한 취업설명회와 취업박람회도 온라인이 보편화됐다.
구독자 20만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취업 유튜브채널 '인싸담당자'에서 지난 1월 열었던 온라인GX(모임)에는 동시접속자만 6000여명이 몰렸다. 지난해부터 전체 조회수만 20만을 상회하고 있다. 공부도 유튜브로 하는 시대, 취업 준비도 유튜브로 하는 것이다.
■"헛된 조언 안 하려고요"
국내 유일 취업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MCN) D3컴퍼니의 복성현 대표는 일반기업의 채용팀장 출신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국내 최초로 채용설명회를 온라인 라이브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국방부에 초빙을 받아 국방부 주최 취업설명회를 총괄하기도 했다. D3컴퍼니는 복 대표가 진행하는 '인싸담당자' 채널을 비롯해 다수의 취업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복 대표는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취업준비생을 만나는 사람일지 모른다.
그에게 '요즘 취준생'에 대해 물었다. 그는 "'우리의 힘듦을 이해하는 척 하지마라', '너희는 취준할 때 코로나 안 겪어 봤잖아'라는 생각이 크더라고요"라고 운을 떼며 "패배감과 분노, 자기 연민이 다른 세대에 비해 많은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이어 "조언해주는 입장에서도 많이 힘들어요. 섣부른 낙관을 하기도 힘들고, 채찍질 하기도 부담스럽죠"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복 대표는 말한다. 그는 "코로나 사태라고 취업 방식이 갑자기 바뀐 게 아니다"라며 "공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변한 건 채용 타이밍만 변한 거다. 반기별로 대규모 채용하던 것에서 '수시로 자주 뽑는' 걸로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덕'이 성공하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기업에서 대규모로 뽑아서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리에 맞는 사람을 그때그때 뽑기 시작하는 게 수시채용이에요. 산업군과 직무에 관심을 갖고 이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채용팀장까지 지냈기에, 복 대표는 유튜브에서 방법론을 중심으로 알려준다.
그는 "스킬과 정답 보단, 설계 원리를 알려줘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기업에서 왜 그 질문을 하고, 왜 그 문항이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거죠"라며 "되도록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려고 노력하죠"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주 타깃은 '취린이(취업준비+어린이)'이다. 복 대표는 "취업이 아직 뭔지 모르는 이들에게 최대한 쉽게 직무를 설명해주고 있다"라며 "취업준비생 절반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른다. 막막한 이들에게 그 막막함을 덜어주려 한다"고 전했다.
■취업계의 '놀면뭐하니' 꿈꿔
오랜 기간 창업을 꿈꿔왔기에, 복 대표는 둘째 딸이 태어날 무렵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취업과 관련해 안 해본 게 없다. 2018년 1월 법인을 세우고 자기소개서 첨삭과 면접 코칭 등 취업컨설팅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해 6월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무료로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복 대표는 "나름 귀한 정보나 꿀팁을 무료로 알려주다 보니 취업시장에선 욕도 먹습니다"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유튜브 채널 '인싸담당자'만 운영하던 D3는 현재 취업 크리에이터만 7명이 소속된 취업 전문 MCN으로 성장했다.
그는 "기존 취업 컨설턴트와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라며 "인싸담당자를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취업계의 '놀면 뭐하니'인 셈이다.
D3컴퍼니는 음성 기반 커리어 커뮤니티인 '오직'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오직은 '오디오 직무교육'의 약자다.
복 대표는 "우리가 클럽하우스 보다 먼저 나왔다"라고 웃으며 "얼굴을 공개하기 부담스러운 현직자들이 오디오라는 플랫폼으로 소통하고 학습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복 대표에게 꿈을 물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100프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D3도 '버추얼 커리어 익스플로레이터', 가상으로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복 대표는 "회사도 개인의 꿈을 이루는 공동체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꿈과 목표를 묻는다"라며 "'오직'이란 플랫폼도, MCN의 방향성도,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나왔다"며 덧붙였다.
그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초반부터 콘텐츠를 통해 직업과 직무를 경험하고 교육시킬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복성현 D3컴퍼니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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