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견조한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조선업계가 신조선가 인상에 나서고 있다. 물량 확보를 위한 저가수주전이 끝날 조짐을 보이며 조선업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1만5900TEU(1TEU는 6미터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4척을 5억 달러 규모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척당 수주선가는 1억2600만 달러(약 1420억원) 수준으로, 같은 선종의 클락슨 신조선가(1억11000만 달러) 대비 13%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VCLL) 10척을 9억6070만 달러(약 1조959억원) 규모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척당 수주선가는 9610만 달러 수준(약 1096억원)으로, 클락슨 신조선가(8950만 달러)에 대비 7.3%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대만 선사 완하이(Wan Hai)와 13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한 신조 계약을 협의중이다. 척당 수주선가는 1억1000만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말(9500만 달러) 대비 10% 오른 수준으로 전해졌다.
최근 조선 업황이 개선되며 컨테이너선을 필두로 한 주력 선종 위주의 신조선가 상승과 인상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시작된 조선사들의 선가 인상 시도가 성공하고 있다"면서 "특히 컨테이너선은 현재도 다수의 선주들과 협상이 진행중이여서, 상승된 선가의 계약을 꾸준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도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물량 확보 차원에서 다소 희생되 부분이 있지만, 최근 시장 회복에 따라 신조선가 인상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컨테이너선 위주로 전년대비 선가를 상당 폭 인상시키려는 지점이고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 조선3사는 올해 들어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조선해양은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4척, LPG(초대형액화석유가스)운반선 3척 등 선박 10척을 8230억원 규모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56척, 44억 달러 어치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149억 달러)의 29.5%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24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78억 달러)의 30.8%, 대우조선해양은 15억6000만 달러로 목표(77억 달러)의 20.3%를 각각 기록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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