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실 제공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 달성할 수 있는 일부 등급이 원천봉쇄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1등 없는 로또'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마비노기, 리니지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하 의원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모두의마블에 대한 자체 조사를 마치고 그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등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5일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전격 공개했는데,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와 ‘몬스터 방어율 무시’ 등 일부 잠재능력 옵션이 총 3개 가운데 최대 2개까지만 설정되도록 설계돼 있었다. 넥슨은 “2011년 8월 일부 아이템의 잠재능력이 보스 사냥이나 추가 아이템 획득의 밸런스 기준점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너무 강한 아이템이 나와 게임성을 해칠 것을 우려해 일부러 막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를 사전에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 의원실은 이와 유사한 사례로 △마비노기 세공 시스템·자이언트 종족 아이템 △ 리니지 숙련도 시스템을 꼽았다.
의원실 관계자는 “마비노기는 세공으로 아이템을 강화하면 추가적인 능력을 부여해준다”며 “이 때 최상위의 능력을 얻으려면 엄청난 돈을 투자해 뽑기를 해야 하는데, 한 게이머가 아이템별로 각각 1000회나 넘는 실험을 한 결과 최상위급 능력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아이템은 9개 중 7개나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 확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사건도 있었다”면서 마비노기 자이언트 종족 사례를 거론했다. 의원실은 “게이머의 구체적인 실험 결과로 압박이 심해지자 운영사는 자체 조사를 벌였고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며 “또 다른 ‘제로 확률’의 대표적 사례였지만 당시는 확률 조작 문제가 불거지지 않아 그대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게이머가 600회에 걸쳐 리니지 숙련도 시스템을 실험한 결과 특정한 능력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제로 확률’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하 의원실은 △확률 정보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저화질 그림 파일로 제공 △링크를 홈페이지 최하단 작은 글씨로 배치해 확률 정보를 쉽게 확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 등 확률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게 하는 소비자 권익 행위 21개를 유형별로 정리해 공정위에 고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와 넥슨, NC소프트, 넷마블 등에 자료를 협조 요청했으나 답변이 취합되지 않아 이번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국회도 게임업계가 법을 위반하면 확률적으로 처벌하고 그 확률을 공개하지 않도록 법을 통과시킨다면 과연 환영해줄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산업 보호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숨어 소비자를 우롱한 대가를 한꺼번에 치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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