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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車, HAAH에 협상재개 요청…"이달내 투자의향서 제출"

인수 걸림돌 감자 해결 협상 속도
"이번주까지 답변 달라" 강력 요구
채권단 승인 설득에 'LOI’ 활용
회생절차 비용은 법원에 기납부

인도중앙은행의 마힌드라 지분 감자 승인으로 한 고비를 넘은 쌍용자동차가 인수 후보인 미국 HAAH오토모티브에게 이번주내 투자협상 재개를 요청했다. HAAH가 인수 걸림돌로 지목했던 감자문제가 해결된 만큼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쌍용차는 정부와 산업은행에 이달내로 HAAH측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업계 관계자는 "인도 중앙은행이 마힌드라 지분의 감자를 승인하는 공문이 지난 11일경에 도착했고, 쌍용차가 곧바로 지난주말 HAAH측에 협상재개를 요청했다"면서 "현재 HAAH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인 쌍용차 매각에서 마힌드라 지분 감자는 최대 난제로 꼽혀 왔다.

마힌드라의 지분이 74.65%에 달해 새 투자자가 쌍용차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대규모 감자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인도정부의 규정상 자국 기업의 해외보유지분에 대해 25% 이상 감자를 불허하고 있는데다, HAAH측도 이 부분에 대한 선해결을 요구하며 협상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주 인도중앙은행이 예외적으로 25% 이상의 감자를 승인하며 쌍용차 매각작업은 한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HAAH가 요구했던 감자가 승인이 났기 때문에 쌍용차도 이번 주말까지 답변을 달라고 강하게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법정관리가 유예된 상태고 산업은행과도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쌍용차는 15일 열린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다만 마힌드라의 정확한 감자비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25% 이상 감자할 수 있다는 것만 승인을 받았고 비율은 신규 투자자와 협상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힌드라의 대규모 감자후 HAAH가 2억5800만달러(약 29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최종적으로 지분 51%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게 쌍용차 매각작업의 골자다.

한편 쌍용차는 이달 초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HAAH가 이달 안에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31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LOI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쌍용차가 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제출을 위해 채권단의 승인을 얻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을 설득할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쌍용차는 지난주 법원에 회생절차에 필요한 비용 1억4000여만원을 법원에 납부한 상태다.


산업은행도 쌍용차와 HAAH간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요구하고 있다. 전날 이동걸 산은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잠재적 투자자와 적극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면서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한 후 자금조달 증빙을 제시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객관적으로 타당성을 검증해 결과에 따라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가 추진하고 있는 P플랜에 대해서는 "순탄하게 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